- "박 대통령, 조각권 이미 상실
- 정치서 손 떼고 수사 받아야"
- 반성없는 일방적 개각에 분노

- "현 정부 수명 늘리기인가"
- 개각 참여 후보자들에도 비난

시민사회가 박근혜 대통령의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2차 인적 쇄신으로 풀이되는 이번 개각이 '최순실 국정 농단'에 대한 박 대통령의 철저한 반성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물타기용 개각 카드로 '최순실 정국'을 덮으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참여자치연대 김종민 대표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면 대통령의 진솔한 고백과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야당은 물론 여당과의 소통도 없는 일방적인 개각이 더 큰 위기를 부른다. 대통령은 조각권을 행사할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훈전 사무처장은 "박 대통령이 여야와 협의도 없이 개각을 단행했다. 권위와 신뢰를 잃은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을 떼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제와 남북관계 위기를 '식물 대통령'에 맡겨둘 수 없다. 여당과 대통령이 주도하는 모든 수습책은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국면 전환용 개각이라는 비판도 들끓었다. 지난달 31일 부산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을 주도했던 박홍원(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모한 개각"이라며 "더 큰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대 유영현 총학생회장도 "지지율이 9%에 불과한 대통령이 개각할 권한이 있는지 의문이다. 개각으로 정국 타개를 노리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노동계도 개각 백지화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재남 사무처장 직무대행은 "박 대통령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돌리기 위해 개각을 단행했다. 그러나 진실 규명을 원하는 민심은 절대 사그라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또 "김 총리 지명자는 과거 부총리로 지명됐다가 논문 표절 사실이 드러나 낙마한 경험이 있다. 참여정부 인사를 기용한다고 해서 중립내각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도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은 지난 3년 반이 넘는 기간 국민을 속이고 기만했다"며 "국민이 지금 원하는 것은 대통령이 그 자리에 앉아 사태를 수습하라는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런 시국에 박근혜 정부의 수명을 늘려주겠다며 개각에 참여한 후보자들도 문제"라며 "이런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겨 지금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누리꾼도 목소리를 높였다.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청와대의 오만불손, 독선적인 행동을 국민이 지탄할 것이다' '최순실 사태의 중심인 대통령이 아직 사태 파악을 못 하는군요'라는 내용의 글이 넘쳤다. '불통, 불통했지만 정말 대단하다. 답이 없네' '이 정도로 끝낼 수작은 부리지 말고 수술대에 스스로 오르라'라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정철욱 이준영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