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화관광·도로공사는 계속 수사"

20명의 사상자를 낸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 인근 관광버스 화재 참사와 관련해 경찰은 사고 원인을 운전기사의 과속과 무리한 끼어들기로 결론지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울산 울주경찰서는 21일 "사고 원인을 운전자 과실로 결론짓고 그 조사 결과를 먼저 검찰에 넘기고, 관광버스 회사의 안전 관리 소홀과 한국도로공사의 안전 조치 미흡 등은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운전기사 이모(48)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구속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무리한 차로 변경과 끼어들기를 인정했다. 지난 13일 밤 사고 당시 한국도로공사 CC(폐쇄회로)TV 영상을 보면 관광버스가 경주에서 울산 방향의 1차로로 속도를 내며 달리다 앞서 2차로로 운행하던 다른 버스 2대 사이로 끼어들기를 한 직후 갓길 콘크리트 방호벽을 들이받고 불이 났다. 사고 장소는 경부고속도로에서 울산으로 진입하는 언양분기점 500m 전방으로, 이 씨가 울산으로 가기 위해 제한속도가 시속 80㎞인 도로에서 과속하며 급하게 끼어들기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씨의 승객 구조 시도 여부에 대해선 결론을 못 내렸다. 생존자들은 이 씨가 사고 직후 소화기로 운전석 뒤쪽 창문을 깨고 가장 먼저 탈출한 뒤 승객을 구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승객 일부를 밀어낸 후 탈출했고, 탈출 후 방호벽에 올라가 다른 유리창을 깨려고 시도했다"며 이를 부인했다. 그는 다만 "버스에 비상망치 4개가 있었으나 출발 전 승객에게 위치와 사용법 등을 안내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경찰은 진술이 엇갈리자 사실 확인을 위해 주변 차량에서 확보한 CCTV를 국과수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이 씨가 소속된 태화관광 사무실과 차고에서 압수한 안전장비 관리 자료 등을 분석하는 한편 전·현직 운전기사를 불러 회사가 안전교육을 제대로 했는지, 무리한 업무 지시는 없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회사 대표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사고 구간(영천∼언양)의 확장 공사를 맡은 한국도로공사가 공사 안내판 등을 제대로 설치했는지와 설계도대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