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세대별로 여건 달라
- 기존의 '보편 복지'엔 한계
- 지역민 욕구 적극적 반영
- 시민 참여도 독려해야
복지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이 부산을 찾아 '부산형 생활보장정책의 방향 설정'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부산복지개발원 초의수 원장의 사회로 미국 하와이대 캐서린 브라운(Kathryn L. Braun·공중보건학과) 교수와 일본 동경대 다케가와 쇼고(인문과학대학원) 교수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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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부산 해운대 아르피나 대연회장에서 부산복지개발원 초의수(가운데) 원장의 사회로 미국 하와이대 캐서린 브라운(오른쪽) 교수와 일본 동경대 다케가와 쇼고 교수가 부산 생애주기별 복지 방안에 대한 좌담회를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세 사람은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보편적인 '사회복지'에서 벗어나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밀착형 복지'가 뿌리내려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제신문은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아르피나 대연회장에서 열린 '부산복지개발원 개원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앞서 단독 좌담회를 마련했다.
-초의수 원장(이하 초)=부산시는 부산형 생활보장정책을 개발 중이다. 고령화 대책도 마련해 시행 중이다. 복지서비스 시행에 국가적 대응책도 필요하지만, 지방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다케가와 쇼고(이하 쇼고)=지역별로 차별화하는 게 맞다. 의료 서비스는 전 국민이 공평하게 받아야 하지만 복지는 그렇지 않다. 일본 북부는 매일 목욕을 하는 문화라 노인요양서비스의 핵심도 목욕을 시켜주는 것이다. 그러나 따뜻한 남부 지역은 목욕 대신 샤워만 하는 것이 보편화돼 목욕서비스가 불필요하다. 지방정부마다 지역민이 원하는 맞춤형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 지역민이 자신에게 필요한 복지정책을 지방정부에 요구하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
▶캐서린 브라운(이하 캐서린)=지방정부에서는 시장이 교체될 때마다 정책이 바뀌어 안타깝다. 정부가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지방정부는 세부 정책을 시행하는 방향으로 상호보완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초=부산이 고령 친화 도시가 되는 데 필요한 정책이 있다면.
▶캐서린=시민 참여가 필수다. 저명한 연구원보다 주민 자신이 당면한 문제를 가장 잘 안다. 시민이 목소리를 내고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자살률을 줄이고 저출산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쇼고=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보편적인 사회복지'도 중요하지만 해당 지역에만 딱 맞는 정책도 벌여야 한다. 각 지역이 행복해지면 국가 전체의 만족도도 저절로 높아진다. 세대별로 봤을 때 전 세계적으로 아동에 대한 복지가 굉장히 열악하다. 부산이 아동 분야를 특화시킬 필요가 있다.
-초=한국의 올해 평균수명이 83.1세로 조사됐다. 45년 동안 21세나 높아졌다.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 같다.
▶캐서린=청소년이나 중년, 노년 등 세대마다 모두 위기상황이 닥친다. 어느 세대만 집중해서 복지정책을 시행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건강하게 나이를 먹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도록 국가가 도와야 한다.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도움을 얻을 곳이 있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자원봉사와 건강 교육 등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쇼고=청년층부터 빈곤이 시작되기에 이들에 대한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 일본의 기업은 졸업식이 열리는 매년 4월부터 채용한다. 대학생은 4학년 1학기만 되도 취업자와 비취업자가 분리된다. 입사를 하지 못한 이가 일용직 노동일을 하다가 빈곤층으로 전락한다. 이런 20대가 30, 40대로 이어진다. 생활이 어렵다 보니 결혼과 출산도 선뜻 마음먹기 어렵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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