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광업계가 미국 항공모함 '레이건호 특수'에 들떴다. 미군 장병 9000여 명이 6일간 머물며 60억 원 이상을 쓸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1층 로비에는 미국 군복을 입은 장병들이 무더기로 눈에 띄었다. 파크하얏트호텔과 해운대해수욕장 주변 음식점도 마찬가지. 이들은 지난 16일 남구 용호동 해군작전사령부에 입항한 미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와 호위함 7척에 승선한 미 해군 장병들이다.

해군작전사령부는 오는 21일까지 레이건호 승조원들이 외출이나 외박을 나와 지출하는 금액이 6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8개국 해군이 참가하는 다국적 기뢰전 훈련도 진행 중이어서 '미군 특수'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미 해군이 예약한 그랜드호텔 객실은 300실에 달한다. 파크하얏트호텔 50실 등 해운대를 비롯해 다른 지역 호텔까지 합하면 수천 실이 미 해군 장병들로 채워진다. 호텔가도 헬스장을 비롯한 부대시설 이용과 식사 서비스에 신경을 쓰고 있다.

BNK금융그룹 부산은행도 해군작전사령부 내에 자동화기기 2대와 환전창구 3개를 갖춘 이동점포 차량 1대를 지원한다. 부산은행은 이달 20일까지 미 해군 장병들의 하루 평균 환전 금액이 1억 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은행 측은 "현금 외에 신용카드도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지출 규모는 하루 평균 2억 원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작전사령부 앞에는 매일 30대 내외의 셔틀버스가 배치돼 미 해군 장병들의 시내 나들이를 돕고 있다.

김영경 기자 yk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