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 재난방송 사업도

부산시가 지진 발생 '10초 이내'에 시민들에게 재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재난 조기경보 시스템'을 내년 말까지 구축한다.

시는 현재 부산지역에 8대가 설치된 지진가속도 계측기를 올해 말까지 5대를 추가하고 내년까지 총 40대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지진가속도 계측기는 공공청사나 교량, 댐 등에 설치되는데 지진을 포함한 진동이 발생하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시 재난상황실로 정보를 보낸다. 시 재난상황실은 사람이 감지할 수 있는 지진동 3.0 이상일 경우 즉시 시민들에게 재난문자를 발송한다. 지난달 경주 지진 발생 때 시의 재난문자 발송은 지진 발생보다 5분가량 늦었고, 국민안전처는 10분 이상 지연되는 등 '늑장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다음 달부터 지진 발생 때 국민안전처를 거치지 않고 즉시 재난문자를 발송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으로는 지진 정보 생성과 기관 통보 등에 2분 정도가 걸려 기상청은 2020년까지 이를 10초 이내로 앞당긴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가 내년까지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면 시민들은 일정 규모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기상청 재난문자보다 먼저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국민안전처의 재난문자 발송 기준은 내륙지진 지진동 4.0, 해안지진 4.5 이상이고 기상청은 내륙지진 규모 3.5, 해안지진 4.0으로 달라 매뉴얼의 통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달리 시는 지진동 3.0 이상이면 재난문자를 일괄 발송한다.

시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와 마을방송을 활용해 직접 재난방송을 송출하는 시범사업도 한다. 지역 217개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와 강서구·기장군 마을의 방송앰프 139개소를 활용해 시 재난상황관리실에서 지진 발생 시 10초 안에 재난방송을 직접 송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의 조기경보 시스템은 등록한 시민이 적고 통신망 과부하에 걸릴 수 있는 한계도 있다. 전 국민에게 무작위로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재난상황 발령권은 국민안전처 장관이 가지고 있어 시는 시스템에 가입한 시민(현재 1만7000명)에게만 재난문자를 보낼 수 있다. 또 지난 경주 지진 때 통신망 과부하로 시에서 발송한 재난문자 1만6000건 중 5000건이 정상적으로 수신되지 않았다.

시 조규호 재난상황관리과장은 "재난상황전파 발령권 이관을 요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지진은 물론 태풍 호우 같은 재난상황을 즉시 수신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시의 조기경보 시스템(시청 홈페이지www.busan.go.kr 하단 '재난문자서비스' 배너 접속)에 등록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