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사 없이 온몸으로 느끼고 표현
- 부산국제연극제 대상 등 수상
- WINS·끼리프로젝트 만나 융합
- 죽음 피하려는 인간 행동 그려내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BOF) 기간 중에는 K-팝 콘서트 외에도 부산 특색의 문화 공연이 열린다. 넌버벌(Non-Verbal) 뮤지컬 '몽키 댄스'도 그 가운데 하나다. 넌버벌은 말 그대 일체의 대사가 배제된 채 온몸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퍼포먼스로,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공연 형태다. 국내에서는 '난타'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몽키 댄스는 올해 부산국제연극제 Go World Festival에서 대상을 받고,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도 무대예술 크리에이티브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또 2017년 스코틀랜드 에딘버그 프린지 페스티벌 진출을 확정지었다.

인간의 신체적 움직임을 극적 요소에 불어넣어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예술단체 마샬아츠 퍼포먼스 팀 WINS와 뮤지컬극단 끼리프로젝트의 만남은 시작에서부터 마무리까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제대로 된 공동합작(Collaboration)이라는 평가다. 전반적인 작품의 분석과 해석, 음악적 요소는 끼리프로젝트에서 연출하고 배우들의 다양한 움직임과 피지컬 트레이닝은 WINS에서 맡아 서로의 결핍된 부분을 해소하고 그로 인한 상호간의 동반상승과 동시에 고품질 작품을 제작하는 데 주력했다.

넌버벌 뮤지컬 '몽키 댄스'의 공연 장면.

몽키 댄스는 기존의 넌버벌 형식에서 한발 더 나아간 형태를 보인다. 언어가 없는 신체극에 뮤지컬의 필수 요소인 'SING A SONG'을 첨가하고 '지버리시(지껄이는 소리)'를 극에 등장하는 원숭이들의 언어 양식으로 운용한다. 이 괴상한 언어가 화성을 이루어 하나의 아카펠라를 형성한다. 모든 음악은 라이브 아카펠라로 진행해 악기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시켜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만든다. 또 맨손 격투인 마샬 아츠와 애니멀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한 트릭킹, 스트리트 댄스, 현대무용 등으로 구성돼 이제껏 보지 못한 음악적 신체적 요소가 어우러진 새로운 융복합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몽키 댄스는 생물학적으로 인간과 가장 비슷하다는 원숭이를 찾아 나선 안영태 박사 앞에 인간과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동물이 나타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대사가 없는 넌버벌 아카펠라 퍼포먼스 공연으로 역동적인 움직임이 돋보이고 사회성 있는 메시지까지 담고 있다.

작품은 인간의 가장 큰 관심사인 죽음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하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죽음이라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싶어하는 인간들의 마음이 얼마나 끔찍한 일들을 만들어 내는지, 또 그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를 그려내고자 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원숭이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98%가 유사한, 인간과 가장 흡사한 동물이다. 그들은 인간과 가장 닮아있는 반면 자연을 대변하는 매개체가 된다.

몽키 댄스는 비언어적인 행위를 통해 우리의 일상에 녹아들어 있는 언어의 미약함과 그 본질을 찾고자 하는 데 연출의 목적과 의도가 있다. 끼리프로젝트 측은 "말은 인간의 수많은 소통 수단 중 하나로 가장 에너지를 덜 소모하고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점점 진정성을 잃은 나머지 이제는 서로 교감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며 "일상에서 언어가 아닌 비언어적 행위에서 더 강한 진정성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럼,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파괴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연출했다"고 밝혔다.

공연은 10월 13~16일 나흘간 부산시 동구 부산KB아트홀에서 열린다. 전석 9900원.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