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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인사이드] 심장 1억 원, 영화같은 중국 원정 장기밀매

장기이식 환우모임 카페 가장, 매매알선 사이트로 환자 모집

  • 국제신문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16-09-12 19:49:03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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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회 60억 대 총책·브로커 구속

- 중국인 사형수 장기로 현지 수술
- 돈 궁한 사람과 신체 거래도 6건

영화 속 장기밀매가 현실에서도 이루어졌다. 만성신부전증을 앓던 A(68) 씨는 2009년 지인에게서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장기 밀매 브로커에게 연락하면 중국에서 장기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다." A 씨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장기 이식 신청을 해놓았지만 평균 대기기간이 4년 넘게 걸린다는 말을 듣고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였다. 신장 이식만이 살길이라고 여긴 A 씨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장기 밀매 브로커 '강 실장'에게 연락했다.
   
강 실장은 A 씨에게 인터넷 장기 이식 환우 모임 '○○' 카페에 가입하라고 했다. 그리고 6000만 원을 내면 15일 안에 수술을 받게 해주겠다고 덧붙였다. A 씨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고, 강 실장이 시키는 대로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수술을 기다렸다. 중국의 병원은 생각과 달리 조용한 시골에 있었다. 병원 인근 숙소에서 수술을 기다리며 얘기를 들어보니, 자신처럼 장기 이식을 받기 위해 중국에 오는 한국 사람이 꽤 된다고 했다. 비용은 신장 4000만~6000만 원, 심장 1억 원 선. 2주일 후 수술을 받은 A 씨는 자신에게 신장을 이식해주는 사람이 20대 청년으로, 돈이 없어 2200만 원을 받고 신장 일부를 떼줬다는 얘기를 들었다.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수술 후 한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장기 이식 수술 과정에서 신장과 다른 장기의 연결이 잘못돼 재수술을 받아야 했다.

A 씨처럼 장기 이식이 급한 환자를 상대로 중국 원정 장기 이식 수술을 알선한 장기 매매 브로커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 원정 장기 밀매 사이트 운영자 김모(43) 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김 씨는 2006년 6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장기 밀매 알선 사이트 '○○장기이식센타' 등을 이용해 87회(60억 원 상당)에 걸쳐 장기 매매를 알선하고 수수료 6억 원을 챙긴 혐의(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가 사이트를 통해 환자를 유치하면 브로커 조모(53) 씨가 이들의 상담과 관리를, 중국인 B 씨는 현지 병원 13곳과 장기 이식 수술을 거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게 공급된 장기는 중국의 사형수나 사고사로 사망한 이들의 것이 대부분이었고, 당장 돈이 급해 자신의 장기를 판 생체 이식도 6건이나 됐다.

김 씨의 범행은 2011년 조 씨가 경찰에 구속되고 인터넷 사이트를 폐쇄하면서 중단됐다. 중국에서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된 김 씨는 8년간의 도피 끝에 최근 자수하고 국내로 돌아왔다. 김병수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이들 일당의 환자 수술 일지에 오른 명단이 122명이라 장기 매매가 더 이뤄졌을 것으로 보이고, 수술을 받으면서 사망한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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