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김봉기 기자가 부산우편집중국에서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6일 오후 6시 부산 강서구 부산우정청의 부산우편집중국 1층 소포분류장. 8300㎡ 넓이의 작업장에는 154명의 직원이 연신 돌아가는 소포분류기 투입구와 출구에서 택배 상자를 옮기기 바빴다.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직원과 투입구 옆에 나란히 서서 상자를 옮기기 시작했다. 롤 팔레트라 불리는 바퀴 달린 수레에서 상자를 꺼내 바코드가 보이도록 분류기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야 한다. 8곳의 벨트에서 투입된 상자는 바코드를 읽은 분류기가 상자를 지역별 배출구 40곳으로 나눠 내보낸다.

팔레트와 벨트 사이에서 도리 춤을 추듯 상자를 들어 수레 하나를 비워 냈다. 5분에 수레 하나꼴로 상자를 옮겼지만, 수레는 도무지 줄어들 줄 몰랐다. 수레 하나를 비워내는 사이에 5개가량이 쌓였다. 각지에서 몰려든 택배 물량은 마지막 배달 차량이 들어오는 8시30분까지 끝을 모르고 쌓여 갔다. 밤 11시가 되어서야 발송물량 분류가 끝났다. 밤 11시부터는 오전 9시까지 다른 지역에서 부산에 도착한 택배를 분류했다.

이날 하루 부산집중국에서 소화한 택배 물량은 평소보다 배가량 늘어난 약 25만 개였다. 부산우정청은 올해 부산 울산 경남지역 추석 우편물 물량이 지난해보다 4.6% 늘어난 155만8000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9월 1년간 중단했던 토요일 택배가 재개된 점과 자연증가분을 고려하면 예년보다 택배 물량이 늘었다고 보기 어렵다.

최근 경기 침체와 김영란법 도입 등이 맞물리면서 추석 선물 종류가 달라지고 선물 받는 것을 사양하는 등 평소와 다른 분위기도 느껴졌다. 전복, 조기 등 고가선물들이 줄어들고 김·가공식품, 생활필수품 등 실속형 선물이 늘어났다. 부산우편집중국 강인구 과장은 "예전에는 과일이 2단으로 쌓인 상자가 많이 보였는데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금정우체국 물류과 박정준 과장은 "예년과 달리 집으로 배달된 선물을 돌려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우편집중국은 택배 물량이 집중되는 추석이 되면 일손부족으로 아우성이다. 지난 1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추석 우편물 특별소통 기간'에 맞춰 인력을 100명 모집했으나 69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부산우정청 제영석 계장은 "설과 추석이면 택배 물량이 2배 가까이 늘어난다"며 "추석은 겨울방학과 겹치는 설과 달리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