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재강화·요금사전신고제 효과

여름마다 바가지 상흔으로 원성이 자자했던 부산 해운대구의 숙박요금이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호텔의 급격한 증가와 관련 법이 강화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이 개장한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지역 숙박업소의 가격 문제를 지적하는 민원이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30일 밝혔다. 2013년까지 매년 20건이 넘었던 숙박업소 바가지 민원은 2014년 10건, 지난해 3건 등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본지 취재진은 극성수기 주말이었던 지난 6, 7일 해운대해수욕장 주변 10여 곳의 모텔과 비즈니스호텔을 방문해 예약을 문의했다. 숙박업소 대다수가 2인 기준 9만~11만 원을 요구했다. 이는 피서지가 아닌 숙박업소의 주말 숙박요금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가장 많은 숙박비를 요구한 곳은 13만 원으로 한 곳뿐이었다.

비즈니스호텔과 게스트하우스의 증가로 투숙객의 선택 폭이 다양해져 숙박요금이 하향조정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2011년 14개였던 비즈니스호텔은 2012년 21개, 2013년 26개, 2014년 34개, 2015년 47개 등으로 계속 늘었다. 게스트하우스도 2011년 42개에서 지난해 94개로 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해운대구에 등록된 숙박업소는 특급호텔과 콘도 등을 포함해 331곳으로 2011년 258곳보다 증가했다. 반면, 낡고 음습하다는 이미지를 줬던 모텔은 2012년 150개에서 2015년 124개로 감소했다.

2014년 7월부터 시행된 '숙박요금 사전신고제'도 한몫하고 있다. 과거 법에는 숙박요금은 숙박객이 잘 보이는 곳에 게시하도록만 규정돼 있다 보니 잘 지켜지지 않았다. 개정된 공중위생법은 게시는 물론 이를 어기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도록 강화됐다. 이에 업주가 무리수를 두며 바가지를 씌우려 하지 않는 것이다.

해운대구 심연숙 공중위생팀장은 "홈페이지로 가격을 확인해 예약까지 마친 뒤 피서지를 방문하는 추세라 터무니없는 요금을 물릴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바가지요금을 받는 곳이 있다면 적극적인 단속과 행정처분으로 관광객 불편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