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전면 폐장을 사흘 앞둔 28일 해운대구 등 해수욕장을 운영한 지자체의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해운대와 광안리, 송도, 다대포 등 4개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 수(6월 1일~8월 28일)는 4080만1800명으로 지난해 3869만4000명보다 211만 명(5.4%)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송도해수욕장은 지난해(704만 명)보다 무려 235만 명이 많은 939만2000명이 다녀가 피서객이 34.4% 급증했다. 다대포도 지난해 417만4000명이 찾았으나 올해는 566만4800명이 찾아 150만 명(36%) 상당의 방문객이 늘었다. 반면 여름철 국내 대표 피서지인 해운대는 같은 기간 1428만2000명이 찾았다. 지난해 1511만 명보다 80만 명(-5.6%)이 줄었다. 광안리도 올해 1156만3000명으로 지난해 1237만 명보다 81만 명(-6.5%)이 감소했다.

해운대와 광안리 등 전통적인 부산의 피서지가 올해 흥행에 실패한 것은 빈약한 콘텐츠가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젊은 층이 똑같은 휴가비로 더 즐겁게 놀 수 있는 워터파크 등의 피서지가 전국 곳곳에 생겨난 데다 두 해수욕장 모두 피서객을 끌어들일 만한 차별화 전략을 내놓지 못했던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복잡한 도로사정과 바가지 상흔은 피서객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공통 요인이었다.

이에 따라 수영구는 '광안리해수욕장 종합 발전계획'을 추진하고 나섰다. 광안리는 파도가 거의 치지 않고 수질도 좋지 않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파악하고 대안을 찾고 있다. 바다 위에 떠서 시속 250㎞ 속도로 운행하는 위그선을 도입해 경남의 섬까지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운대구는 '사계절 해수욕장 조성'으로 아예 정책을 바꾸기로 했다. 백선기 구청장은 "적은 피서객일지라도 여름은 물론 가을 겨울 바다를 여유롭게 즐기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는 60억 원을 들여 해수욕장 진입로인 구남로를 정비하고, 빈 채로 방치된 백사장을 모두 활용하는 방안 등을 연구한다.

서구와 사하구는 송도와 다대포해수욕장이 올 한해 '반짝 흥행'으로 끝나지 않도록 후속 대책을 세우고 있다. 서구는 주차장을 확보하는 데 총력전을 기울인다. 사하구는 청소와 시설물 정비가 제대로 안 된다는 지적에 따라 다목적자동차(UTV) 등을 투입하기로 했다.

해운대 백사장 입구에서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 화덕헌 씨는 "백사장 내 워터슬라이드 등 상업시설과 광고물을 무분별하게 설치하는 것이 콘텐츠 확보가 아니다"며 "화장실과 세족장, 샤워장 등 기본적인 시설부터 고급화하는 게 제일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김화영 안세희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