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속 적발해도 처벌 어려워
- 울산시, 법 개정 정부에 건의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에 관한 관리 규정이 미비한 데다 관련 법령과 관리 주체도 제각각이어서 손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다이옥신은 비슷한 특성과 독성을 가진 여러 가지 화합물을 뜻하는데, 주로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이다. 소량만 흡수해도 인체에 축적돼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무색의 맹독성 발암물질이다. 그럼에도 현재 다이옥신에 대한 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우선 관리 주체가 일원화돼 있지 않다. 환경부와 환경공단, 시·도, 구·군 등이 각각의 법령에 따라 관리하므로 배출 허용 기준도 제각각이다.

환경 분야별 특성에 따라 별도로 분리된 관련 법령도 다이옥신에 대한 지도 점검과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다이옥신과 관련된 법률은 현재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일명 자원재활용법)'과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관리법',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 등에 관한 통합지도·점검 규정' 등으로 삼원화돼 있다. 특히 환경 관련법 가운데 가장 일차적이고 포괄적이어야 할 대기환경보전법의 경우 아직 다이옥신이 특정물질로 분류되지 않아 배출허용 기준에 대한 규정조차 없다.

이 같은 허술한 규정과 단속 체계 때문에 다이옥신 배출 사업장에 대한 단속과 적발, 처벌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 울산경찰청은 석유화학공단 내 S사가 다이옥신을 배출한 혐의(대기환경보전법 위반)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관련법에 구체적 기준이 없는 데다 실제 배출 사실을 입증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어 수사에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관련법 개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먼저 자원재활용법에서 규정한 다이옥신 배출허용 기준을 현행 2t 미만 시설일 경우 5ng(나노그램)/㎥ 이하로 돼 있는 것을 1ng/㎥ 이하로 5배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또 점검 규정에 오염도 검사를 추가할 것과 연 1회 이상 다이옥신 자가측정 시 공무원 입회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아울러 준수사항 미이행 등 관리 소홀에 따른 처벌 규정을 과태료 처분보다 강화해 고발뿐만 아니라 폐쇄 명령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시는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관리법과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 등에 관한 통합지도·점검 규정에 대상 시설로 포함돼 있지 않은 고형 연료제품 사용시설을 추가할 것도 요구했다.

시 환경보전과 박미진 담당은 "이 같은 건의가 수용되면 다이옥신 배출시설에 대한 실효적인 관리·감독을 할 수 있어 시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