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달 16일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6030원)보다 440원(7.3%) 오른 6470원으로 확정했다. 최저 임금제는 일정 금액 이상의 임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는 제도이다. 최저 임금제를 실시함으로써 임금을 높이고 임금 생활자의 소득을 증가시키며, 수준 이하의 노동 조건이나 빈곤을 없애고, 임금 생활자의 노동력 착취를 방지해 소득 재분배를 실현하는 데 있다.
그런데 최저임금제의 이면에는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내년에 사상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최근 최저임금 동향 및 자료'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 미달 근로자는 313만 명으로 올해보다 11.8%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도 법정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35만 원 선이다. 그런데 근로자 6명 중 1명이 이에 못 미치는 급여를 받게 된다고 하니 예사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최저임금 미달 근로자의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점도 불안을 더하는 요인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던 2013년 212만 명에서 5년 만에 100만 명이 늘어난다. 기업규제 완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급급한 나머지 근로자의 최저생계 보장은 외면한 결과다.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최저임금 적용이 배제되는 사각지대가 많고, 위반하더라도 처벌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대학생 여성가장 등 시간제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사회적 약자다. 정부가 이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려면 고용 업체를 상대로 관리·감독을 제대로 시행하고 위반자를 법이 규정한 대로 처벌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고용부는 3만2997건의 최저임금법 위반 사업자를 적발했지만 이 가운데 불과 0.2%만 제재했으니 비양심적 사업주가 끊이질 않는다.
최저임금제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가 절실하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 정책의 방향을 양적 성과에서 질적 향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을 일자리 개수 늘리기로 정하다 보니 최저임금에도 미달하는 일자리가 속출한다. 한국 경제가 GDP 기준으로 지난해 세계 11위 자리를 회복했다고 하지만 근로자 6명 중 1명이 최저임금도 못 받는 것은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신동현·신금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브라질 작가 바스꼰셀로스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는 제제라는 소년이 등장합니다. 제제는 너무 가난해 먹을 것을 제대로 못 먹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키가 매우 작았습니다. 학교에 들어갔지만 도시락 한번 싸 가는 일도 없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이 불쌍한 소년에게 가끔 동전을 주었습니다. 빵이라도 사 먹어서 배고픔이라도 면하라고 말입니다.
제제는 선생님이 돈을 주셔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주 가끔은 선생님이 주는 돈을 거절하지 않고 말없이 받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를 선생님은 곧 알게 됩니다. 자기 반에는 자신보다 더 가난한 아이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제제가 돈을 받을 때마다 빵을 사서 그 가난한 아이와 함께 나눠 먹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제제보다 더 작고, 더 가난하고,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아주 새까만 흑인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제제는 자기 배가 고픈데도 자기보다 더 가난한 그 아이에게 빵을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놀아 주었습니다.
베푼다는 것이 꼭 많이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일까요? 빵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을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주위에는 자신이 일한 만큼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기본적인 최저 수준의 임금 보장과 안정적 생활을 위해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