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구 종량제봉투 무료 배포
- 민락수변공원 쓰레기 많이 개선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나오는 쓰레기양은 어마어마하다. 해운대구는 지난 7일 8t에 이어 6일 4.8t, 5일 3.6t, 4일 4.1t 등 여름 성수기 하루 3~10t 상당의 쓰레기가 해수욕장에서 나온다고 14일 밝혔다.

지난달 1일부터 지난 7일까지 누적 쓰레기양은 130t에 이른다. 짐칸에 쓰레기를 가득 실은 1t 화물차 130대가 백사장의 쓰레기를 수거해간 셈이다. 지난해 여름 이곳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194t. 2014년에는 114t, 2013년 176t이었다.

이들 쓰레기를 미화원들이 청소하지 않으면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의 발은 끊긴다. 그렇게 되면 인근 상인들 생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쓰레기 처리에는 엄청난 인력과 예산이 수반된다. 비수기에는 구 관광시설사업소에 고용된 인력이 해수욕장 환경 정화에 나서지만, 여름에는 워낙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다 보니 환경 정화를 위한 임시근로자를 채용할 수밖에 없다.

구는 매년 7월 1일부터 8월 31일 두 달간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 일대를 청소하는 임시근로자 70명을 채용한다. 송정의 16명을 뺀 나머지가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의 환경 미화를 맡는다.

7월 18일부터 8월 17일까지 성수기 때는 50명의 인력을 추가로 고용한다. 여름철에만 쓸 인력을 채용하는 것에 구는 올해 5억7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해보다 3570만 원을 더 투입했다. 백사장 복원 사업으로 처리할 쓰레기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해수욕장 청소를 총괄하는 이희욱 청소감독은 "많은 인력을 동원해 백사장 청소를 하지 않으면 안전사고 위험까지 생긴다"며 "모래 속에 몰래 숨겨둔 유리병이나 음료 캔을 발견하지 못해 낮에 맨발로 백사장을 걷는 이들이 발을 심하게 다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2014년 12월 개정돼 시행 중인 '해수욕장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경으로부터 안전 관리 책임까지 떠맡은 해운대구로서는 예산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구 장현규 청소관리팀장은 "해변에서 마시고 즐긴 뒤 쓰레기를 백사장 입구마다 설치된 쓰레기통에만 버려준다면 일손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인건비를 절약할 수가 있다"고 당부했다. 총연장 1.5㎞의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입구 14곳에 쓰레기 분리 수거함이 설치돼 있지만 직접 쓰레기를 버리는 피서객은 드물다.

피서객에게 자발적 인식 개선을 요구하기보다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부산의 여름밤 명물로 자리 잡은 민락수변공원도 새벽마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지만 최근 쓰레기봉투를 나눠주면서 상황이 개선됐다.

담당 지자체인 수영구는 주말 평균 7t의 쓰레기가 배출되자 올해부터 수시로 방문객에게 10ℓ 용량의 쓰레기봉투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하루에 나눠주는 봉투는 총 2만 장이다. 봉투의 90% 이상이 회수되면서 무단투기가 급격하게 줄었다고 한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쓰레기가 넘치는 백사장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