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개 학과 옮길 예정이었지만
- 도심과 멀리 떨어져 통학 불편
- 해당 학과 학생들 이전 기피

경남과학기술대(이하 경남과기대)가 부족한 교지와 교사난 해소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제 2캠퍼스(사진)를 건립했지만 일부 학과들이 이전을 꺼리고 있다.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어 통학 불편을 이유로 학생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많은 예산을 들여 지은 캠퍼스를 놀리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경남과기대는 2011년 산업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 전환 후 교지 및 교사가 부족해지자 진주시 내동면 신율리에 제 2캠퍼스 건립에 나섰다. 총 170억 원을 들인 제 2캠퍼스는 2014년 4월 착공해 지난 28일 준공했다. 지하 1층, 지상 6층에 연면적 9390㎡(2840평) 규모다. 1~2층은 공용 강의실로, 3~6층은 층당 1개 학과가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경남과기대는 제 2캠퍼스에 생명자원과학대학의 8개 학과를 모두 이전할 계획이었다. 인근에 종합농장이 있기 때문에 생명자원과학대학이 이전하면 지금보다 높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캠퍼스 이전이 가시화되자 제 2캠퍼스가 도심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며 상당수 학생이 통학불편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전 대상 일부 학과들도 신입생 모집 어려움을 이유로 이전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학본부 측은 최근 공간조정회의를 열어 제2캠퍼스에 생명자원과학대학 전체를 옮기는 당초 계획을 철회하고 에너지공학과와 사회복지학과, 글로벌무역통상학과 등 다른 단과대의 3개 학과와 창업대학원을 이전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창업대학원을 제외한 나머지 학과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사회복지학과와 글로벌무역통상학과 등 2개 학과 학생들은 대부분 반대하고 있다. 에너지공학과도 1학년의 경우 수업은 칠암캠퍼스에서, 학과 활동은 제 2캠퍼스에서 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연구실과 실험실도 제 2캠퍼스 이전 대상 학과 교수들은 아직 옮겨오지 않고 무관한 타 학과 교수 5명이 이전해 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대학본부 측이 용도를 사전에 명확히 하지 않은 채 무작정 캠퍼스 조성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일부 교수들이 현 총장의 방침에 반기를 들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캠퍼스 이전 거부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이 대학의 2학기 학사행정이 파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남과기대 관계자는 "애초 이전키로 한 생명과학대학이 이전을 반대하면서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대상 학과 교수와 학생들을 설득해 2학기 학사행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