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공무원이 금품을 받고 건축허가를 내준 정황을 포착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6일 오전 남구 건축과에서 A(59·기술직 6급) 씨와 건축허가 담당자의 컴퓨터와 책상을 압수수색하고, 동시에 구의 건축허가 자료 일체를 확보했다. 경찰은 A 씨가 같은 대학 출신의 건축업자 B(46) 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빌라 건축허가를 해준 정황을 잡고 강제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남구 문현동에 빌라를 건축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해 지난 3월 허가를 받았다. 그 이후 B 씨는 토목공사를 맡을 하청업체와 짜고 금액을 1억 원가량 부풀린 허위 계약을 한 뒤, 뻥튀기한 계약 금액을 근거로 금융기관으로부터 1억5000만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하청업체가 대출금액 가운데 9000만 원을 현금화해 B 씨 회사에 건넸고 이 가운데 수천만 원이 A 씨에게 흘러들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 씨가 허가를 따낸 문현동 부지는 깎아지른 듯한 경사가 심한 곳으로 수십 년 전부터 단 한 차례도 건축허가가 이뤄지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B 씨는 단 한 차례 요청으로 허가를 받았다"며 "이 때문에 빌라 건축허가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금품수수 의혹이 무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압수된 자료를 분석한 뒤 문제가 된 건축허가의 결재 라인을 집중 수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추가 연루자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