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장군민 원전 몰려와 항의시위
- 반발한 일부 참가자 자리 뜨기도
- 지진·미사일 대책 묻는 질문에
- 한수원 원론적 대답 늘어놔
- "이런 설명회 주민 누가 믿겠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실과 부산시가 25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본부 회의실에서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에 따른 안전성을 설명하는 '고리원전 안전대책 설명회'를 열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등 원전 규제기관이 참여했다. 그러나 안전 문제에 관해 원론적인 설명만 이어져 참가 주민들은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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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핵부산시민연대 회원들이 25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정문 앞에서 신고리5·6호기 건설 반대와 주민이 빠진 '안전대책 설명회'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
■"일방적인 안전 주장 못 믿겠다"
질의응답 시간 때는 날카로운 설전이 오갔다. "지진 등 자연재해뿐 아니라 미사일 공격 등에 예상되는 피해 상황, 대피방법 등은 검토했느냐?"(부산시 원전안전대책위 김영주 위원) "보안상 모든 상황을 밝힐 수 없으나 비상매뉴얼은 있다."(한국수력원자력 김범년 부사장)
"인구밀집지역 안전성 평가(원자로에서 인구 중심지까지 거리가 4㎞ 이상 떨어지는지 확인) 기준이 미국 기준으로 우리나라 실정과 다르지 않으냐?"(김쌍우 부산시의원) "원안위 등은 법에 정해진 대로 평가하는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법을 개정해야 한다."(원안위 최종배 사무처장) "이런 사안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데 부산 울산 경남 주민이 어떻게 원전을 믿겠나?"(김쌍우 시의원)
한수원 측은 질의응답이 길어지자 현장 시찰에 나서야 할 시간이라고 안내했으나, 참가자들은 "시찰보다 설명회가 중요하다"며 30분 이상 질의를 더 했다. 배덕광 국회의원은 "무조건 신규 원전 건설이 안전하다는 설명만 해선 안 된다. 원안위가 세계 최대 원전밀집지역인 고리에서 400㎞ 떨어진 서울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부산으로 이전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정경진 행정부시장도 "지자체가 원안위에서 활동할 기회를 주거나 적어도 원안위 위원을 구성할 때 지자체가 추천하는 사람을 포함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원안위 관계자는 "원안위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설명회 후 이들은 발전소의 지진 안전시설인 차수문과 해안방벽, 이동형 발전차량 등을 둘러봤다.
■"주민 빠진 안전대책 설명회 반대"
이날 설명회에 대해 기장군 주민과 환경단체는 거세게 반발했다. 원전의 안전성을 가장 궁금해하는 이는 주민인데 초대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설명회가 시작되기 직전 회의실에서 한바탕 소동도 있었다.
박태현 장안읍발전위원장은 배 의원에게 "주민설명회가 맞느냐. 그렇다면 어떻게 대다수 주민이 아무도 모르고, 한 명도 초대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배 의원은 "시에서 주민을 초대한 줄 알았다. 추후 주민을 위한 설명회도 별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성규 장안읍주민자치위원장도 "말로만 주민을 헤아린다고 하면서 원전 기관과 정치권이 주민을 무시하고 있다"며 꼬집었다.
이날 패널로 초대받은 기장군의회 이현만 군의원은 "주민설명회라고 해서 많은 주민이 있을 줄 알고 참여했는데, 들을 필요가 없겠다"며 설명회 시작 전 자리를 떴다.
신고리5·6호기 저지 부울경 탈핵연대는 설명회가 열리기 전인 이날 오후 2시 고리원전 정문에서 설명회 중단과 신고리5·6호기 건설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원안위는 안전성에 논란이 있는 원전 건설에 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요구인 신규 원전 건설의 원점 재검토를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