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 "사업 다시 신청할 것"

환경부가 경남도의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경남도는 지난달 30일 환경부에 제출한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신청서가 반려됐다고 7일 밝혔다. 환경부는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계획에 대한 검토 결과 공익성과 환경성이 충족되지 않았고 지리산권 지자체 간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난 6일 반려 처분했다. 도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은 2012년 6월 한 차례 부결된 데 이어 이번에 또 다시 반려돼 사업 추진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도는 이번에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2012년 6월 지리산 케이블카 첫 사업 신청서보다 환경성이 떨어지는 안을 제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는 2012년 6월 ▷산청 중산리~장터목 5.2㎞ ▷함양 백무동~망바위 3.4 ㎞ 등 두 노선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과다한 환경 훼손 우려로 부결됐다. 이처럼 환경 훼손 우려로 한 차례 부결됐음에도 도는 이 두 노선을 합친 것보다 2㎞나 긴 산청 중산리~장터목~함양 추성리 구간(10.6㎞)의 케이블카 설치 계획안을 이번에 제출했다. 이 구간은 천혜의 비경인 칠선계곡을 끼고 있는 데다 생물 다양성 등에서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식물군락과 멸종 위기종의 터전이다. 환경부가 지리산 국립공원 특별보존구역으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 지역이다.

도는 또 전남 구례 전북 남원 등 지리산 케이블카를 추진하는 인접 지자체와 단 한 차례도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 공원위원회는 2012년 6월 경남 산청과 함양, 전남 구례, 전북 남원 등 4곳이 제출한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신청서를 부결 처분하면서 '지리산권 지자체가 조정해 (단일안을) 제출하면 재검토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도는 지역 내 산청과 함양의 노선을 합친 중산리~추성리 10.6㎞ 구간을 신청한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접 지리산권 지자체와 협의를 통한 단일안 마련 노력이 없었던 것도 반려 처분의 주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공동행동은 이날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반려는 너무 당연한 결과다. 환경부는 지리산을 국립공원 케이블카 사업 대상지에서 아예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 관계자는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포기는 있을 수 없다. 반려 사항에 대한 보완 작업과 환경부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재한 기자 m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