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의원은 투표용지 두번받아

29일 오전 치러진 부산 북구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위법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투표에서 김만종(국민의당) 의장이 7표를 얻어 하반기 구의회 의장을 연임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북구의회는 영남지역에서 30년 만에 등장한 여소야대 기초의회다. 새누리당 6명, 더불어민주당 6명, 국민의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부산 북구의회 의원들이 의장단 구성과 관련해 2014년 작성한 합의서.

이날 김정방(새누리당) 구의원이 처음 투표용지를 받고 기표를 한 후, 이름을 잘못 적어냈다며 투표용지를 한 장 더 요구했다. 이에 북구 의회사무국에서 투표용지를 한 장 더 내줬고, 김 의원은 새로 받은 용지를 투표함에 넣었다.

더민주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맞섰다. 한 사람이 두 장의 투표용지를 사용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한 명의 유권자에게 두 장의 투표용지를 교부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구의회 의장선거는 공직선거법이 아닌 구의회 내부 규정이 적용된다. 북구의회에 투표용지 재교부와 관련한 내부 규정은 없다.

이를 두고 이선주(더민주) 의원은 "내부 규정이 없으면 현행법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선거를 진행한 집행부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 논란에는 지난 전반기 구의회 의장단 구성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 의원들이 하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의장과 상임위원회 자리를 미리 정해놓은 것이 영향을 끼쳤다. 당시 새정련 의원들의 합의서에는 하반기 북구의회 의장은 이선주 의원이 맡는다고 명시돼 있다. 합의문을 지키지 않으면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문구도 적혀 있다. 반발하고 나선 의원들은 당시 새정련 소속이었던 김만종 의장이 기존 합의서를 무시한 채 여당과 야합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동호(더민주) 의원은 "새누리에서 '용병 의장'을 데려간 꼴"이라며 "기존 합의는 무시한 채 여당을 돕는 것은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고관호(새누리) 의원은 "과반수가 안 되는 새누리당이 더민주 의장을 막으려고 내린 정치적 묘수"라고 평가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