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건 해결은 베트남인 피의자들 신문에 달렸지만 외교적 절차 문제로 국내 송환이 늦어지고 있다. 이들을 국내로 송환하려면 항공기를 타거나 광현호를 움직여 한국으로 돌아오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광현호를 한국까지 이동하려면 시간이 한 달 이상 걸릴 뿐만 아니라 연료와 식량을 다시 준비해야 해 외교부 측은 이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세이셸 공화국에서 항공기를 타면 약 15시간 만에 한국에 도착한다. 한국과 세이셸 공화국을 잇는 항공편 중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거치는 2개 아랍항공사의 항공기를 이용하면 피의자를 국내로 빨리 송환할 수 있다. 문제는 직항이 없어 경유지를 거쳐야 하는데 경유국이 살인사건의 피의자 입국을 거부해 송환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슬람 국가인 아랍에미리트는 살인 사건 피의자의 입국을 불허한다.

외교부가 세이셸 현지에서 항공기를 이용해 한국에 올 수 있는 모든 국가에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송환 일정은 잡히지 않고 있다. 2011년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하고 석해균 선장 등에게 중상을 입힌 소말리아 해적을 압송할 때도 오만 정부가 해적 입국에 난색을 보여 정부가 아랍에미리트 왕실 전용기를 빌려 국내로 데려왔다. 처음 발표와 달리 피의자 송환이 연일 연기되자 해경도 초조하다. 해경은 사건 발생 초기 몇몇 언론에서 사용한 '선상 반란'이라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사건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자 수사 관계자는 공해 상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피의자를 국내로 송환해 조사하는 첫 사례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봉기 사회1부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