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 '맞춤형 보육'에 반발해 부분 휴원을 하는 등 집단행동에 들어간 가운데 전국 사립유치원들이 정부지원 확대를 요구하며 오는 30일 집단 휴업을 예고했다. 어린이집도 다음 달 1, 4일 한 차례 더 집단 휴원을 앞두고 있어 보육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부산유치원연합회는 지역 사립유치원 300여 곳이 30일 하루 업무를 중단하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유아교육 평등권 확보를 위한 전국 학부모 대회'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사립유치원 3500여 곳이 참여할 예정이다.
사립유치원들은 국공립유치원보다 정부 재정 지원이 적어 학부모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공립유치원의 경우 교육부 지원금이 원아 1인당 매달 98만 원이지만 사립유치원은 유아학비, 방과후 과정비, 교원 처우개선비 등을 모두 합쳐도 평균 31만 원 수준이다. 학부모 부담액도 국공립유치원은 매달 1만 원꼴이지만 사립유치원은 22만 원에 달한다. 또 올해부터 유치원비 인상률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유치원 관계자는 "교사 호봉 상승분과 기본급 인상분을 고려하면 교육청에서 추가 지원을 하지 않는 한 적어도 유치원비를 매년 8% 인상해야 하는데, 올해는 전년 대비 1% 이상 올릴 수 없게 돼 유치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도 지난달 23, 24일에 이어 다음 달 1, 4일 한 차례 더 집단휴원할 계획이다. 이들은 맞춤형 보육으로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면서 초래되는 경영악화는 보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으로 '임시업무정지(휴지) 신청' 투쟁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어린이집은 당국의 허가를 받아 시설 운영을 일정 기간 중지할 수 있는데, 그 신청서를 단체로 접수하겠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아이 맡길 곳을 찾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 학부모는 "지난주에는 둘째 아이 어린이집이 휴원한다더니 이번 주에는 첫째 아이 유치원도 아이를 보내지 말라고 하더라"며 "아이들 맡길 곳 찾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보육 대란은 없었다는 정부의 한가한 소리를 듣고 있자니 분통이 터진다"고 하소연했다.
정홍주 최승희 기자 hjeyes@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