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염원 이루는 게 더 큰 책무
- 김해 소음피해 대책 등 찾겠다"

27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김해공항 확장안에 관한 서병수 시장의 기자회견에서 최고의 관심사는 가덕 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건 서 시장의 거취였다. 향후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서 시장은 "사퇴하지 않겠다. 나에게 주어진 책무는 시민이 염원하는 공항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안을 발표하면서 일각에서는 서 시장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서 시장은 김해공항을 가덕 신공항 못지 않은 국제적인 관문공항으로 만드는 것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이 같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확장안의 최대 문제점으로 꼽히는 소음대책에 대해 서 시장은 "우리가 애초에 목적했던 공항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안전한 관문공항이었다"며 "소음권역 주민 이주대책을 포함해 적극적인 방법으로 커퓨타임(운항제한시간) 없는 공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V자형 신설 활주로를 통해 이착륙이 분리되면 현재 활주로 인근 소음권역은 피해가 많이 줄어들 수 있는 반면 새로운 소음문제가 야기되는 지역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항공기 소음은 활주로 인근을 기준으로 하면 착륙 때가 이륙 때보다 3배 정도 크다. 이 때문에 V자 신설 활주로를 착륙 전용으로 사용하고, 현재 활주로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륙 전용으로 활용할 경우, 전체적인 소음피해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또 현재 활주로 남단의 심각한 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300여 가구를 이주시키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활주로의 길이가 3200m여서 A380 같은 대형 항공기 이착륙이 어렵다는 지적(본지 27일 자 4면 보도)에 대해 서 시장은 "활주로 길이보다 활주로의 폭이나 강도에 따라 가능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예비 타당성 용역과 실시설계 과정에서 정밀하게 따져보겠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A380 등 대형 항공기가 운항하는 인천공항의 활주로는 길이 3750m가 2개, 4000m가 1개이다. 시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지반이 약해 항공기의 착륙각이 완만하므로 활주로가 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해공항의 신설 활주로 포장 강도를 높이면 착륙하는 각도를 조정해 대형 항공기 착륙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시장은 가덕 신공항 독자 추진과 관련해 "김해공항 확장으로 시민이 원하는 공항이 될 수 없을 때는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김해공항 확장을 놓고 정부와의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시의 입장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