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공기업 처음…노동계 반발

부산지방공단 스포원이 부산시 산하 공기업 중 처음으로 성과연봉제를 시행한다. 반면 노동계는 정부가 지난해 임금피크제에 이어 성과연봉제로 노동자를 압박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스포원은 부산 공사·공단 중 처음으로 일반직 1~5급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과연봉제를 19일 공단 내 양 노조와 합의했다고 20일 밝혔다. 정부의 강력한 도입 의지와 매출액 저하로 인한 직원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노사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노사는 기본 연봉 차등 폭을 2%로 하고, 총 인건비 중 성과 연봉 비중을 15%(차등 폭 50%)로 하는 등 대부분 정부 권고안을 따랐다. 즉 성과 평가에 따라 기본 연봉액을 1%로 깎거나 1%를 늘리고(누적), 매해 평가에 따라 지급하는 성과 연봉은 -20%에서 30%까지 차등해서 지급(비누적)하는 등 차등화 범위가 강화됐다. 기존 1·2급 간부직을 대상으로만 시행하던 것도 5급까지로 확대했다. 이처럼 바뀐 성과연봉제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6, 7급 직원은 호봉제가 유지된다.

성과연봉제는 호봉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 기업 중심으로 시행되는 급여제도다. 정부는 지난 1월 28일 국민에게 양질의 공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이전보다 확대·강화된 내용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확정했다. 권고안 발표 4개월 반만인 지난 10일 정부는 120개 공공기관 전체의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완료했다. 부산의 경우 총 6개의 공공기관이 모두 성과연봉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1·2급 고위직만 대상으로 한다.

노동계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부산 공공기관 노조협의회 석병수 공동대표는 "노동자를 분열시키고, 공공기관을 돈을 벌기 위한 곳으로 전락시키는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에 절대 반대"라며 "21일 부산시 공공기관장이 모이는 행사에 집회를 열 예정이다. 다른 5개 공공기관 노조는 스포원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