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학적 검토 위험성 지적 

- 밀양 입지 자격 미달 주장

국토교통부가 진행 중인 '동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공항의 안전성과 직결되는 고정 장애물이 평가항목에서 고의 누락된 데(본지 13일 자 1·3면 보도) 대해 전문가 그룹이 '비상식적 용역'이라고 지적했다.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회는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항 입지의 선결 조건은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는 장소"라고 밝혔다. 그동안 신공항 입지 선정에 고정 장애물과 항공학적 검토에 관한 논란은 많았지만, 전문가 그룹이 공식적으로 성명을 내고 이의를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이 학과 김위대 학과장은 "부산대가 부산에 있다고 해 일방적으로 가덕 후보지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고정 장애물 누락 등 부당한 논리가 판을 치고 있어 학자적 양심을 걸고 전문가적 입장에서 사실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밀양이 산지라는 장애물을 타고 흐르는 상승 또는 하강 기류가 항공역학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고정 장애물의 평가항목이 누락되거나 가중치가 적게 반영됐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치명적인 오판이라고 주장했다. 김 학과장은 "안전성과 직결되는 고정 장애물이 평가항목에서 빠진 것과 이를 총사업비 등 다른 항목에서 평가해 가중치를 희석하려는 시도는 뭔가 흑막이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교수들은 또 대구·경북 등에서 주장하는 '항공학적 검토'에 대해 장애물을 피하는 비행방법을 마련하는 것일 뿐 장애물을 제거하지 않아 위험성을 안고 있는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대우 교수는 "대구와 경북의 주장대로 산봉우리 4개만 절취하면 항공기의 이착륙은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안전성까지 보장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국내 항공학적 검토 기준에 따라 밀양 신공항의 위험발생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낮음(단계 2·20년 이내 사고 발생 가능 예상)으로 잡고, 산악 지형을 감안해 심각도(피해수준)를 매우 높음(단계 5·10명 이상 사망, 100억 원 이상 손실)으로 보면 위험성 정도는 10단계(2단계×5단계)로 조건부 승인에 해당해 공항 입지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경운대 정윤식(항공운항학과) 교수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밀양 후보지의 안전성과 항공학적 검토에 대해 우려를 표한 부산대 교수회의 주장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