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에 사업신청서 반려 요구
- 이달 말 국회 앞에서 집회 계획

경남도가 노선을 바꿔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재추진(본지 지난 1일 자 10면 보도) 중인 가운데 시민환경단체가 본격적으로 이 사업 저지 투쟁에 나섰다.

지리산 생명연대,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 등 11개 시민환경단체가 참여하는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족의 영산이자 천혜의 자연보고인 지리산에 케이블카 사업을 벌이는 것을 저지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이번에 도가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겠다며 변경한 케이블카 노선은 꼼수이므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가 이번에 신청한 산청군 중산리~지리산 장터목~함양군 추성리 10.6㎞ 구간은 2012년 지리산권 4개 지자체가 제안했다가 모두 부결된 산청~중산리~장터목 구간(5.2㎞)과 함양 백무동~망바위 구간(3.4㎞)을 연결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립공원위원회는 2012년 당시 두 노선에 대해 '멸종 위기 야생 동물 서식지 보호구역 내에 있어 검토 기준을 벗어났다'며 부적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번에 도가 신청한 새 노선도 국립공원위원회가 제시한 부적합 사유를 해소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생태·환경적으로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게 공동행동의 주장이다.

도가 제출한 새 노선은 지리산 내 대표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아 연간 4개월만 개방하는 특별보전지구인 칠선계곡 위를 통과하게 돼 케이블카 설치 등으로 심각한 환경 파괴가 우려된다고 공동행동은 강조했다.

공동행동은 또 도의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재추진은 지난해 환경부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조건부 승인할 당시 상당기간 국립공원에 더는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8월 오색케이블카 설치 후 7년간 설악산 생태환경 모니터링 결과를 분석해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추가 설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적어도 앞으로 7년간 국립공원 내 신규 케이블카 사업 승인이 어려워진 셈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도의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신청서를 즉각 반려해야 한다고 공동행동은 요구했다.

지리산생명연대 신강 운영위원은 "경남 전남 전북 등 지리산권 시민환경단체들은 이달 말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철회될 때까지 반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배재한 기자 m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