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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로 현실 어떻길래
과연 부산의 도로 현실이 어떻길래 이런 현수막까지 걸 정도인 걸까. 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전국 시·도를 대상으로 조사한 교통문화지수(▷운전 행태 ▷보행 행태 ▷교통 약자 ▷교통 안전) 결과를 보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부산의 운전행태(▷정지선 준수율 ▷신호 준수율 ▷방향지시등 점등률 ▷안전띠 착용률 ▷이륜차 안전모 착용률)는 전국 17위를 차지했다. 운전자의 도로 위 교통질수 준수가 그만큼 저조했다는 뜻으로, 부산이 운전 행태 부문에서 꼴찌를 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전체 순위가 5위였고, 보행 행태(7위), 교통 약자(3위), 교통 안전(3위)은 비교적 상위권에 올라 도로 위 무질서가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냈다.
부산의 도로는 다른 지역 운전자에게 공포라고 할 정도로 거칠기로 유명하다. 좁고 구불구불한 지형 탓에 도로 사정이 나쁜 것도 거친 운전에 영향을 미치지만, 도로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막무가내로 차로를 변경하기 예사이고 걸핏하면 경적을 울리는 등 난폭한 운전 습관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부산경찰청이 끼어들기, 안전띠 미착용, 신호 위반 등 교통법규 단속을 한 현황을 보면 2013년 27만4180건에서 2014년 37만925건, 지난해 54만2459건으로 크게 늘었다. 승용차 숫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겠지만, 집중적으로 단속할수록 걸린 차량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부산경찰청이 올해 난폭·보복운전을 줄이기 위해 특별 단속기간까지 두고 집중적으로 홍보와 계도를 한 결과, 1~5월 단속 건수만 114건에 이르렀다.
부산경찰청 교통과 관계자는 "부산의 운전자들이 단속 카메라가 없거나 경찰이 보이지 않으면 과속을 하거나 교통신호를 위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단속하면 그에 따른 민원도 빗발쳐 어려움이 있다"면서 "도로가 복잡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족 단위 차량 단속을 자제하고 있지만 운전자 스스로 신호 위반, 끼어들기 등 얌체 행위를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통 법규 몸에 배도록 캠페인 필요
부산의 거친 도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교통 법규를 준수하도록 시민의 인식 개선을 꾸준히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운전자가 성숙한 운전 의식을 가지기 위해 스스로 깨닫고 실천하는 운전 습관을 갖도록 끈기를 갖고 캠페인과 계도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YMCA 오문범 기획실장은 "부산은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하고 대형 차량이 많아 운전자가 먼저 가야 한다는 조급증이 있어 교통 법규 준수에 소홀한 편"이라며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라 운전자가 교통 질서를 준수하는 것이 몸에 배도록 꾸준히 유도하는 캠페인, 즉 교통문화 운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운전자가 무의식적으로 속도를 줄이거나 법규를 지키게끔 횡단보도를 눈에 띄게 만든다든지 등 시설 개선도 병행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범 운전기사(버스 등) 100여 명이 활동하는 유공친절기사회 박길흥 회장 역시 "부산 시내를 달리는 대형 차량 등이 속력만 잘 지켜도 도로 흐름이 훨씬 안전하고 원활할 것"이라며 "운전자 스스로 제한 속도를 지키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산시 권갑현 교통운영과장은 "교통 관련 단체들과 매월 정례적으로 교통 법규 준수와 운전 행태 개선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여 더 이상 부산의 도로가 무질서하다는 오명을 벗도록 시민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공동기획 : 부산시, 도로교통공단 부산광역시지부, 손해보험협회, 부산교통공사, 부산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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