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 주변 3개 마을 79가구
- 피해구역 해제 땐 지원금 끊겨
- 시·주민 "가혹한 조처" 반발

한국공항공사가 울산공항 인근 마을을 항공소음 피해구역에서 전면 해제해 지금까지 해 왔던 소음 피해 보상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해당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3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가 소음평가 용역 전문회사인 나노빅엔지니어링에 발주한 '울산공항 항공기 소음평가 용역' 결과가 최근 완료됐다. 이 용역보고서는 울산 중구 동동 산전마을(55가구)과 북구 송정마을(16가구), 창평마을(8가구) 등 울산공항 인근 79가구 모두 항공소음 피해구역(소음등고선) 지정을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게 한 데에는 2005년 하루 36대에 달했던 울산공항의 항공기 운항횟수가 KTX 울산역이 개통된 2010년 10월 이후 점차 줄어 현재 14대로 격감한 배경이 있다. 이는 울산공항 인근 마을을 소음등고선에서 해제해야 한다는 가장 큰 이유다. 울산공항 인근 소음등고선의 전체 면적은 0.942㎢로, 2010년 용역 당시 1.847㎢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게 이번 용역 결과다.

이럴 경우 이들 마을은 축소된 소음등고선 바깥 지역에 해당되므로 내년부터는 소음 피해 보상 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 공항공사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이들 피해 마을 주민에게 소음 대책 사업비로 18억4700만 원과 주민지원 사업비로 13억700만 원 등 연간 3억~4억 원씩 모두 31억5400만 원을 지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마을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항공기 운항 편수가 줄었다고 소음 자체가 사라진 것도 아닌데 납득할 수 없는 용역 결과만으로 지원을 끊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오랫동안 소음공해에 시달린 데다 재산권 행사에도 지장을 받은 주민들에게 너무 가혹한 조처"라고 주장했다.

울산시도 반대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제기하기로 했다. 시는 울산공항 활성화 차원에서 내년부터 빈 시간대에 항공기를 증편 운항하는 항공사에 재정을 지원할 계획인 점을 들어 소음등고선 축소 계획의 부당함을 강조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시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항공기가 증편되면 소음등고선에도 자동적으로 변화가 생기게 된다"면서 "국토부와 협의해 공항공사의 계획을 철회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공항공사 울산지사 관계자는 "국토부의 전국 공항 장기계획상에도 울산공항의 미래 소음등고선은 2020년 0.94㎢, 2025년 0.928㎢로 계속 줄어들게 된다. 울산공항의 연간 적자 규모가 해마다 불어나 지난해에는 115억 원에 달했다. 피해 지원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