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작년 부산서 4588억 써
- 경기는 4461억…턱밑까지 추격
- 市 문화관광국 출범시켰지만
- 현안 사업서 관광은 늘 뒷전

- 마이스·의료관광 등 국별로 관리
- 한곳서 관장해야 파급력 커
- 관광공사도 조직 전문화 꾀해야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신한카드가 내놓은 '2015년 외국인 신용카드 국내 사용 지출액 현황 분석 보고서'를 보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출한 금액은 4588억 원으로, 서울 5조1528억 원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도 4461억 원, 인천 4205억 원, 제주도가 4026억 원 등의 순이었다.

	관광객들이 2층 버스를 타고 부산 곳곳을 누비는 시티투어를 즐기고 있다. 국제신문DB

2014년 부산과 경기도의 외국인 지출액 격차는 389억 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27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특히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몰려든 제주도는 2014년 3691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9.1% 늘어난 4026억 원을 기록해 부산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관광산업에 시정 집중력 쏟아야

경쟁 도시들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부산관광을 위협하고 있지만, 부산관광의 경쟁력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컨트롤타워 부재가 뼈아픈 이유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관광산업을 부산의 신성장동력으로 밝혔음에도 취임 이후 부산시의 관광부서는 외형적으로 축소된 모양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서 시장이 지역 관광산업 부흥에 의지가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시는 중앙부처 편제에 따라 문화체육관광국을 유지하다 지난해 조직 개편에서 체육 분야를 떼고 문화관광국 체제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로 관광 분야는 사실상 방치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거 문화관광체육국 시절에도 다양한 현안 사업으로 관광은 늘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는 게 시 안팎의 평가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30일 "관광을 산업이라는 마인드로 접근해서 문화예술에 집중된 예산과 인력을 관광 분야에 더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크루즈 등 해양관광과 마이스, 의료관광 등을 융·복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국별로 흩어져 있는 부서를 한곳에 모아 시정의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고 관광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한다. 올해 북항 복합리조트와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사업 등 대형 관광사업이 무산되고 동부산관광단지도 수년간 표류하다가 앵커시설인 테마파크사업만 겨우 방향을 잡았다. 또 최근 사업제안이 들어온 해운대~광안리 해상케이블카 조성사업과 시내 면세점 설치 등 굵직한 관광 관련 사업이 많은 만큼 관광정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시의 분산된 관광 기능을 결집하기 위한 관광국 신설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시는 현재 15개 국(2실·3본부·10국)으로 제한돼 있어 관광국을 신설하기 위해서는 다른 실·국·본부 중 하나를 폐쇄해야 한다. 현재 대통령령은 인구수에 따라 조직 신설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 이준승 시정혁신본부장은 "현재 관광국 신설의 대안으로 관광정책관(3급·국장급)을 도입해 관광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관광공사 조직 전문화 필수

관광 컨트롤타워 구축과 함께 부산관광공사의 마케팅 전문화도 부산관광 진흥을 위한 양대 축으로 꼽힌다. 시가 다양한 정책을 기획하면 부산관광공사가 정책 방향에 맞춰 마케팅을 수행하는 전문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뜻이다. 출범 4년째를 맞은 관광공사는 잦은 사장 교체 등으로 아직 마케팅 전문조직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시의 획기적인 인력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120명의 정원 가운데 아르피나와 시티투어 등 사업부문과 경영·총무 등 관리인력을 제외한 마케팅과 컨벤션 전담인력은 32명에 불과하다. 국내 마케팅 11명이고 해외 마케팅 9명, 컨벤션뷰로 12명이다. 특히 해외 마케팅 인력은 영어권 2명, 중화권 2명, 일본권 3명으로 빈약한 데다 1명이 의료·크루즈·해양관광상품 업무를 맡고 있다.

최근 유커가 크루즈선을 타고 부산을 찾는 빈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부산에 머무는 시간이 반나절 정도에 불과한 데다 대기업 면세점만 이용해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크루즈 방문객을 겨냥한 체류형 관광정책과 상품이 있어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하지만 관광공사에서 해당 업무를 1명의 직원이 담당하고 있다는 것은 해양관광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는 최근 관광공사를 마케팅 전문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예산과 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관광공사에 요구했던 '경영 자립' 대신 '마케팅'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관광공사가 마케팅 전문조직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는 것이 시의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정길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