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유출 개인 정보 19만여 건
- 3명 구속, 도청직원 등 30명 입건
- 시민단체 "꼬리자르기 수사" 비판

경남도 고위 공직자와 홍준표 경남지사 측근들이 조직적으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주민소환 서명부 허위 서명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감 주민소환 서명부 허위 서명 사건을 수사해 온 창원서부경찰서는 19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도교육감 주민소환 서명부 허위 서명에 가담한 혐의(사문서위조 등)로 박치근(57) 전 경남FC 대표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허위 서명에 가담한 경남개발공사 직원 10명, 경남FC 직원 2명, 경남도 공무원 4명을 비롯해 개인정보를 제공한 병원과 단체 관계자 6명 등 30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경남도 소속 공무원 중 박권범(57) 전 복지보건국장을 제외한 3명은 현직이다.

경찰은 박 전 국장이 재임 당시 복지보건국 A 사무관과 함께 병원 3곳과 의료 관련 단체 등으로부터 지난해 11월 16, 17일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 19만여 건을 불법으로 제공받아 박 전 대표에게 전달했고, 박 전 대표는이 자료를 허위 서명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경남FC 경남개발공사 직원과 산악회에서 알게 된 지인들에게 허위 서명 작업을 지시했으며, 이들은 지난해 11월 28일부터 12월 22일까지 박 전 대표 소유의 창원시 북면 사무실에서 서명부 584장에 2385명분의 허위 서명을 했다.

경찰은 허위서명 가담자 중 경남도선관위가 지난해 12월 22일 현장에서 적발한 4명 외에는 금전적인 대가 없이 박 전 대표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허위 서명 가담자들은 사건 초기 모 산악회 지회장 지시에 의한 일탈 행위로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 하지만 경찰은 폐쇄회로(CC)TV·통신 분석, 압수수색 등으로 다수의 인물이 조직적으로 허위 서명에 가담한 사실을 밝혀냈다.

한편 시민단체와 야당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연관성 등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경찰 수사로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경남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는 이날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앞으로 불법 허위 서명을 지시하고 주도한 사람이 누군지 한 점 의혹도 없이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경남도당도 성명을 내고 "경찰에 구속된 홍 지사 측근 3명은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볼 수 없다. 홍 지사의 소환조사 없는 수사 결과 발표는 사건 꼬리자르기에 불과하다. 다른 야당과 공조해 국정조사 등으로 진실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재한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