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책임 떠넘기기 강경 대응"
- 회사 측 "강요아닌 선택" 해명

현대중공업이 사무직에 이어 생산직 일반 근로자에 대해서도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노조는 부실경영의 책임을 조합원들에게 전가하는 행위라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조조정 수순에 들어간 현대중공업이 희망퇴직 등 강도 높은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9일 칼을 든 동상 너머로 울산 현대중공업의 대형 크레인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5일부터 사무직(연구직 포함)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데 이어 오는 20일부터 2주간 생산직(기술직 포함) 일반 근로자에 대해서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조건은 현재 진행 중인 사무·연구직 간부(과장급 이상)와 같은 위로금(40개월 치 약정임금), 정년까지 근무 기간을 고려한 자녀 학자금(대학까지) 지급 등이다. 구체적인 목표 인원은 정해지지 않았다. 애초 3000여 명 구조조정설이 나온 데다 지난 12일 회사가 채권은행(KDB 하나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에 포함된 구조조정 인원도 같은 규모로 알려진 만큼 비슷하게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과장급 이상 간부 희망퇴직으로 1300여 명이 나갔지만, 여전히 전체 직원은 2만7000여 명(노조원 1만6000명 포함)에 달하는 거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희망퇴직 신청자가 많을 경우 전체적인 구조조정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노동계의 분석이다. 반대로 3000명에 미달할 경우 희망퇴직 시한을 더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 회사는 사무·연구직 간부 희망퇴직 신청을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받기로 했다가 다시 오는 20일까지로 더 연장했기 때문이다. 노동계에서는 희망퇴직 신청자가 예상외로 적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회사는 "해당 직급 간부들의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 데다, (이들이) '좀 더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서"라고 설명했다.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아직 회사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것은 없다. 만약 사실이라면 애초 우려했던 수순이 현실화되는 것으로 인위적인 구조조정과 다름없다. 모든 수단을 강구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생산직 희망퇴직은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강요가 아닌 개인의 선택 문제이므로 인위적인 구조조정과는 거리가 멀다. 이를 노조가 확대해 해석하거나 곡해해서는 안 된다"고 해명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