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국제신문에 유신을 반대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김규태 기자의 기사였죠."

	지난 14일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열린 고(故) 김규태 시인의 장례미사.

송기인 신부는 지난 14일 부산 수영구 주교좌 남천성당에서 엄수된 김규태(베드로) 시인 장례미사에서 "그 기사가 난 직후 국제신문으로 찾아가 그를 만난 것이 40년 사귐의 시작이었다. 독재에 저항하는 확고한 신념을 지닌 기자였다"고 회고했다.

송 신부는 "대단한 시인이자 강직한 언론인으로서 생을 깨끗하게 사신 분"이라고 고(故) 김규태 전 국제신문 논설주간(본지 지난 13일 자 2면 보도)의 삶을 요약했다. 송 신부는 지난달 초 병석에 있던 김규태 시인의 요청을 받고 직접 세례를 주었다.

이날 장례미사는 부산문인협회와 부산작가회의가 공동으로 연 '문인장'을 겸했다. 장례미사가 끝나기 직전 부산의 문인들이 고인의 삶과 문학을 기리는 순서를 가졌다. 부산작가회의와 부산문인협회가 함께 문인장을 치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큰 시인이자 진정한 원로'로서 김규태 시인의 빈지리와 가르침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김검수 부산문인협회장이 고인의 연보를 읽었고, (사)최계락문학상재단 사무국장으로 김규태 시인을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모신 최원준 시인은 조시를 낭송했다. 김해경 시인은 고인이 남긴 시 '흙의 살들'을 읽었다.

문인장 위원장을 맡은 이상개 시인은 추도사에서 "(1934년생인) 김규태 시인은 고령에 이르러서도 시에 대한 열정과 패기를 잃은 적 없이 지적인 이미지로 현대인의 허무와 삶의 진실을 그렸다"고 시 세계를 표현했다.

이어 "불의에 항거하고 정론직필을 펼친 선생의 한결같은 삶, 과묵하고 다정했던 모습 또한 잊지 못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이규정 양왕용 최휘웅 박정애 강동수 서정원 등 많은 문인이 참석해 '진정한 어른' '원로가 드문 시대의 참된 원로'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