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고속, 공영주차장 신고후 차고지 겸해 터미널로 편법 영업
- 허가권 쥔 부산시 "위치 부적절"
- 업무 총괄 경남도 "허가 내줘야"
올해 초 이전한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가 관할 관청의 허가 없이 영업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아 주변 곳곳에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 8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스펀지 맞은편 해운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온 차량이 인도를 침범해 보행자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스펀지 맞은편 해운대정류소 앞. 울산행 버스가 출발하자 행인은 모두 멈춰서야 했다. 버스는 폭 3m가량의 인도를 가로질러 해운대역사 방향 3차선 도로에 합류해 곧 이어 반대편 도로로 급하게 차로를 바꿔 기장 쪽으로 향했다. 주위에 있던 차들은 문제의 버스가 차선 변경을 마칠 때까지 멈춰서야 했다.
같은 시각 정류소 뒤 우일상설시장 앞. 좁은 2차선 골목 도로에 시외버스가 나타나자 사람들은 모두 상가 쪽으로 몸을 바싹 붙였다. 가게가 밀집해있고 인파가 북적이는 곳인데도 인도조차 없어 대형버스가 지나칠 때마다 아찔한 상황이 반복됐다.
지난 1월 말 정류소가 이전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애초 정류소는 스폰지 옆쪽 2236㎡(우동 603의1)부지에서 운영되다 임대 기간이 끝나 도로 맞은편 부지 1522㎡(우동 592의23)로 옮겨왔다. 문제는 옮긴 곳이 정류소 운영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차고지가 협소하고 위험해 부산시가 이전한 곳에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시외버스 사업자는 적정 규모의 차고지를 확보해 소재지 시장·도지사 등에 신고 후 허가를 받아야 정류소와 터미널 등을 운영할 수 있다. 정류소 운영업체인 해운대고속은 공영주차장 신고만 내고 편법으로 정류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를 두고 시외버스 운행 업무를 총괄하는 경남도와 차고지 허가권을 쥔 부산시의 입장은 엇갈린다.
경남도 관계자는 "부산시민의 편의를 위해 수십 년 전부터 운영된 정류소가 위치만 바뀌었을 뿐"이라며 "정류소로 쓸 수 있게 시가 허가를 내줘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시 관계자는 "과거보다 부지 면적이 줄었고 주변 곳곳이 위험해 정류소로 적절하지 않다"며 "굳이 정류소를 만들려면 도심이 아니라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추진 중인 중앙버스전용차로(BRT) 사업이 완공되면 혼잡이 가중돼 허가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외버스에 관한 전반적 업무는 경남도가 맡아 행정처분 등 강력한 법적 조처를 못해 답답한 노릇"이라고 밝혔다.
이 정류소는 허가를 받지 못했음에도 사실상 터미널 역할을 하고 있다. 터미널은 차고지와 대합실 매표소 등을 갖춘 곳이고, 정류소는 노선버스가 잠시 차를 정차하는 곳이라 이런 시설을 갖출 수 없다. 해운대구의회 유점자 의원은 "불·편법행위인 것을 알면서도 부산시나 해운대구에서 정류소가 운영될 수 있도록 그냥 놔두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강력한 조처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해운대고속 관계자는 "버스 진·출입 때에는 직원이 수신호로 통제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시를 설득해 여기서 정상운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