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교육청 타 지역보다 소극적

- 추진 부서·선도학교·예산 없어

지난해 5월 4일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이 국회에서 '어린이 놀이헌장'을 제정·선포했다. 교육감들은 아이들의 '놀 권리'를 인정하고 학교에서 실질적으로 놀이 시간과 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1년 후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몇몇 교육청은 실질적 변화가 있었지만, 대부분이 선언적 수준에 그쳤다.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가 4일 17개 시·도교육청의 놀이 정책 추진상황을 점검한 결과, 놀이정책을 추진하는 전담 부서를 둔 교육청은 한 곳도 없었고, 임시 대응기구인 전담반(TF)을 구성한 교육청은 전북 대전 세종 강원 충남 등 5개에 불과했다. 놀이 관련 별도의 예산을 편성한 곳은 경기 강원 세종 충남 대전 전북 제주 등 7개 교육청이었다. 부산시교육청은 인성교육 목적으로 건강생활과에서 놀이 정책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놀이 관련 예산은 올해 초등학교 308곳에 지원하는 인성교육지원금(학교당 90만 원) 중 일부를 놀이 교구 구입 등 여건 개선에 사용하도록 한 것이 전부다. 

시교육청은 놀이정책 추진에서도 다른 시·도와 비교해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놀이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학교장을 대상으로 놀이정책 관련 연수를 진행했지만, 지난 1년간 눈에 띄는 놀이정책은 없었다. 전북·대전교육청이 초등학교 2·3교시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늘려 하루에 40~60분 이상 아이들이 전통놀이나 레포츠 등의 활동을 하며 놀 수 있도록 놀이 시간을 확보한 것과 대비된다. 또 광주교육청 등이 놀이문화 선도학교와 연구학교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시교육청은 운영하고 있지 않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놀이 시간 확보는 학교장과 학교 운영위원회의 결정사항이라 교육청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만, 체육수업과 자투리 시간을 놀 시간으로 확보해 놀이 중심 교육이 이뤄지도록 권장하고, 관련 예산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 문재현 소장은 "조직 예산 정책 등 모든 측면에서 볼 때 교육감들의 어린이 놀이헌장 선포와 정책 추진은 정치적 선언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