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 "市 자금 운영 감사 강화해야"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회 간부들이 허위 중개수수료를 지급했고, 일부는 이를 되돌려 받아 착복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부산지검 형사2부(유병두 부장검사)는 부산시가 고발한 BIFF 집행위의 국고보조금 부실 집행 사건에 관한 수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검찰은 피고발인인 이용관(61) 전 집행위원장과 양모(49) 사무국장, 강모(52) 전 사무국장에게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모두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전모(57) 부집행위원장의 경우 고발 외 수사를 통해 혐의를 확인하고 사기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동시에 BIFF 자금 집행의 감사 역할을 강화하고, 허위 협찬 중개계약을 한 업체의 중개 업무를 제한해야 한다고 시에 건의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과 양 국장은 2014년 11월 BIFF 협찬과 관련해 모 업체와 허위로 협찬 중개계약을 한 뒤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2750만 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업체는 영화제 측과 진행하던 채널공동사업이 무산되자 비용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 전 위원장 등은 서류를 조작해 이 돈을 문화예술진흥기금에서 지급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강 전 국장은 2011년 두 개 업체가 직접 영화제에 협찬했지만, 특정 업체가 이를 중개한 것처럼 계약서를 꾸며 중개수수료 3100만 원을 지급한 뒤 대리인까지 내세워 자신의 차명계좌로 되돌려 받아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 부집행위원장은 같은 수법으로 1100만 원을 되돌려받아 유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전 부집행위원장이 양 국장을 속인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다만 이 전 위원장과 전·현직 사무국장이 2011~2013년 협찬금 2억2000만 원 중 허위 중개업체를 내세워 중개수수료 3355만 원을 지역 시민단체 간부 A 씨에게 지급했다는 시의 고발 내용은 무혐의 처분했다. 부산지검 송삼현 1차장검사는 "BIFF의 운영 자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간부들을 엄단했다"며 "이번 수사가 영화제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