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인사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서 지역 울타리를 넘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음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중 대중문화 스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의 대중문화가 한류를 타고 세계화로 뻗어 가고 있는 시대에 부산 출신 대중예술·문화인이 시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고향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겠다니 반가운 일이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중예술·문화 분야 네트워크 모임 발족식'은 참석자들의 면면에서부터 관심이 쏠린다. 초대 회장인 개그맨 이경규, 부회장인 배우 이재용, 사무총장인 배우 변우민을 비롯해 김정태 이준기 이세창 안재모 김광규 이영돈 정지영 로버트 할리 김숙 김현숙 김원효 윤형빈 정경미 등 배우 탤런트 방송인 개그맨이 뜻을 같이했다. 대중예술 분야 부산 출신 유명인이 100명을 훨씬 넘는다니 당장 오는 10월 열리는 한류축제 '원아시아페스티벌'에서 이 모임이 발휘할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부산의 대중문화 발전과 문화 콘텐츠 육성을 위해 부산시는 지난달부터 초대 임원단과 접촉하며 이 모임에 공을 들여왔다. 이 모임이 서울에 집중된 대중문화 인프라와 부산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실현 가능한 협력 사업 개발과 함께 더 많은 부산 출신 대중스타가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하지 않던가. 결국 이 같은 노력이 개방성과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항구도시 부산의 대중문화 예술인을 돕고 독자적인 대중문화 예술을 꽃피우는 기초가 되어야 한다.

부산만의 독특한 문화발전은 곧 '세계적인 도시, 부산'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 따라서 부산시는 대중문화 분야와 함께 경제인과 금융인, 해양항만물류운송 분야 소모임, 대기업 유통분야 소모임 등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부산 출신 인사들과의 협력적 조직 구성에 힘을 더 쏟아야 한다. 이런 활동에 시뿐만 아니라 정치·경제·학계 시민단체 등이 힘을 모아 지역적 한계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신동현·신금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미국에 이민을 온 아버지는 여덟 살밖에 안 된 어린 딸이 모국어를 잊을까 노심초사했습니다. "우리는 한국인이다. 한국 사람이 한국말을 모르면 안 된다. 알겠지?" 아버지는 틈만 나면 미혜와 동생들에게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미혜는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학교생활에 적응하려고 영어 단어를 열심히 외웠습니다.

어느 날 밤 자고 있는 미혜를 어머니가 깨웠습니다. 가까스로 눈을 떠 보니 악몽을 꾸었는지 잠옷이 땀으로 젖어 있었고 그녀를 깨운 어머니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습니다. 어린 딸이 남의 나라말을 배우려고 안간힘을 쓰더니 잠꼬대까지 영어로 하는 것이 못내 안타까웠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미혜를 불러 말씀하셨습니다. "미혜야,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 "한국…사람입니다." 미혜가 작은 목소리로 말하자 아버지가 한 번 더 물었습니다. "네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큰 소리로 대답해 봐라." 미혜는 오기가 나서 크게 외쳤습니다. "한국 사람입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행여 네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사람이 근본을 모르면 큰 인물이 될 수 없다." 아버지는 그녀가 성장해감에 따라 그녀의 나이에 맞는 정확한 모국어를 구사하도록 가르쳤습니다. 그런 아버지 덕택에 김미혜 씨는 현재 재미 변호사가 되어 한국 교민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나라, 도시는 우리의 뿌리입니다. 나의 뿌리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우리가 사는 부산, 우리 마을이 어떻게 하면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