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의 시신을 미라상태로 방치한 혐의로 기소된 목사와 계모에게 검찰은 중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이언학 부장판사) 심리로 29일 오후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숨진 여중생의 부친인 목사 A(47) 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계모 B(40) 씨에게는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혐의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및 사체유기다. 또 아동복지법상 아동 학대 및 아동유기, 방임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부모로서 딸을 양육할 책임이 있음에도 무관심했다"며 "딸이 교회 헌금을 훔친 사실이 불분명한데도 이를 이유로 학대하고 심하게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죄책이 중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의 학대 행위가 계모 B씨보다 중해 구형량에 차이를 뒀다"고 덧붙였다.

A 씨 부부는 지난해 3월 17일 오전 5시30분부터 7시 동안 경기도 부천 자택 거실에서 딸을 무차별적으로 때리고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C 양은 저혈량성 쇼크 등으로 숨진 사실이 드러났다.

시신은 올해 2월3일 경찰이 A 시 집을 압수수색할 당시 미라 상태로 발견됐다.

이 부부는 "기도만 하면 딸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11개월간 집 안에 시신을 방치했다.

독일 유학파 출신의 목사인 A씨는 범행 직전까지 모 신학대학교의 겸임교수로 일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0일 오전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