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민주 유영민·정의당 이병구
- 통일한국당 문만길 후보 3명
- 시민공원화 위한 개발 약속

- 2년 전 공공개발 찬성한 후보 등
- 철길활용 정책 질의서에 무응답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해남부선 옛 철길 미포 입구에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시민 환원과 공공개발을 위한 총선 후보자 공약 협약식'이 열렸다. 해운대갑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유영민 후보와 정의당 이병구 후보, 통일한국당 문만길 후보 등 3명과 협약식을 주최한 해운대기찻길 친구들 관계자를 비롯해 20여 명이 참석했다. 휴일을 맞아 해운대 옛 철길을 걷던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들도 걸음을 멈추고 이 행사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참석한 후보 3명은 공동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어 국회의원 배지 모양 패널에 해운대기찻길 친구들의 마크가 새겨진 '협약 인증 마크'를 받았다. 협약서에는 ▷미포~송정 4.8㎞ 구간을 민간투자 상업개발이 아니라 시민공원화 ▷부산시에서 운영 중인 '시민계획단'(라운드테이블) 공정하게 재구성 ▷동해남부선 옛 해운대역사 매각 즉시 철회 등에 정치적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유영민 후보는 "옛 철길의 민간 상업개발을 반대하는 것이지 원형 그대로만 보존하자는 뜻이 아니다"며 "보행약자가 편하게 다니도록 철길을 재정비하는 등 환경·인간친화적 최소 개발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또 "시민과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개발돼야 하며, 일부 민간 기업 등이 이윤을 남기려고 이곳을 훼손하려는 것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구 후보는 "예전부터 공약에 옛 철길을 공공개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며 "별도 개발이 없어도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시민공원으로 조성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문만길 후보는 "원래 직업이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자)이지만, 무조건 뜯어내고 부수는 게 개발이 아니다"며 "이곳이 상업적인 돈벌이 장소로 전락하지 않고 환경 훼손이 없게 개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해운대기찻길 친구들은 부산지역 총선 주요 후보에 동해남부선 옛 철길 활용에 관한 의견을 묻는 정책 질의서를 보냈다. 해운대갑·을 선거구 후보와 2014년 6월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해 '옛 철길 공공개발' 협약에 서명한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 등이 대상이었다.

유영민, 이병구 후보는 폐선부지 상업개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문만길 후보는 '상업개발에 동의하지만, 공공성 가미'라며 조건부 동의 입장을 내놨다. 반면 박민식 김영춘 하태경 후보 등은 답변하지 않았다. 해운대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배덕광 후보는 "해당 선거구가 아니어서 입장 표명이 부적절하다"고 회신했고, 같은 선거구 무소속 최선명 후보는 연락이 닿지 않아 질의서를 보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하태경 후보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옛 철길 개발에 '레일바이크 설치 절대 반대' '상업개발 최소화' '주민 의견 수렴' 등 세 가지가 원칙"이라면서도 "무조건 공공개발이 필요하다거나 민자사업이 절대 안 된다고 보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