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57·사진) 서울도서관장은 도서관 전문가다. (사)한국도서관협회에서 도서관 정책을 다뤘으며 2012년 서울도서관 개관 때부터 개방형 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옛 서울시 청사를 도서관으로 이용하게 된 데 대해 "결정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몇 가지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우선 시민들이 도서관을 강하게 원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위에 국내를 대표하는 문화회관과 박물관, 미술관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만들자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아울러 서울시에 대표 도서관이 없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이 관장은 서울도서관의 위치를 거론하며 "도서관 입지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현실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며 "서울도서관이 좋은 선례를 남겼으니 앞으로 접근성을 고려한 도서관들이 계속 등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도서관의 개념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장은 "원래 도서관은 책을 매개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곳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공부방으로 잘못 알려졌다"며 "최근 변화는 도서관이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도서관에는 공부하는 일반 열람실이 없다. 그는 "처음에는 이용자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요구했지만 이제는 그런 목소리가 거의 없다"며 "엄밀히 말하면 도서관과 공부방은 서비스 방식이 달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도서관은 공공도서관 외에 기록관과 박물관의 역할도 병행한다. 3층에 서울시 관련 자료만 모은 서울자료실과 주요 기록물을 전시하는 서울기록문화관, 옛 서울시장실을 복원해 공개했다.

이 도서관은 서울 대표도서관이다. 이 관장은 "도서관 내에 서울시 도서관 정책과가 들어와 도서관 정책을 세운다"며 "앞으로 부산도 대표도서관이 문을 열 때 도서관 정책을 어디에서 수립하고 실행할지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