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관위에 유권해석 의뢰도 봇물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부산지역 공공기관이 예정된 주요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혹시나 있을 선거법 위반을 걱정해서다.
부산 해운대구는 오는 4월 초 진행하기로 했던 구 주최 대학입시설명회를 4월 21일로 연기했다고 21일 밝혔다. 고려대 등 주요 대학의 입시처장 20여 명을 초청해 학교별 입시 요강과 전형 특징을 설명하는 자리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 등 300명 넘게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의 본질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 설명회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제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금지)에 선거 60일 전부터 이 같은 설명회를 공공기관에서 벌일 수 없다고 규정했다. 교양강좌나 체육대회, 경로행사, 공청회, 직능단체 모임도 마찬가지다. 이 자리에서 정당의 정강·정책 등을 선거구민에게 홍보·선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예정된 강연회를 선거 뒤로 연기하는 구도 있다. 서구는 매월 둘째·넷째 주 목요일 전문강사를 초빙해 주민에게 강연하는 '서구 미래아카데미'를 선거 전까지 열지 않기로 했다. 300명 안팎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주민을 동원한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어서다. 중구도 매년 4월 열던 '명사 초청 아카데미'를 올해는 총선 이후로 연기했다. 중구 관계자는 "200명 이상 모이는 행사에 후보자가 인사하러 왔다가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상구는 옛 낙동강 인근 주민의 삶과 사상공업지역 근로자의 생활상을 다룬 '생활사 박물관' 개관식을 오는 4월 말 하기로 했다. 건물은 이미 지난주 완공돼 내부를 정리하면 다음 달 초 개관이 가능하지만, 선거를 의식해 이처럼 일정을 조정했다.
부산교통공사도 오는 4월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착공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사상구와 사하구를 잇는 도시철도 공사의 첫 삽을 뜨는 행사라 착공식을 외부에 널리 알리고 싶지만, 총선과 맞물려 지역 후보가 대거 몰려 구설에 오를 수 있다.
강서구는 지난달 인구 10만 명 돌파를 기념해 10만 명째 전입자나 출생자에게 기념품을 주는 행사를 열지 못했다, 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우려해 다른 행사로 대체할 예정이다.
구·군 선관위에는 행사 개최와 관련한 유권해석을 요구하는 사례가 빗발친다. 기장군선관위 김상철 지도홍보계장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축제나 급하게 주민 동의가 필요한 사업 설명회 등은 선거 전이라도 개최할 수 있다"며 "선거법을 숙지하고 행사를 열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화영 안세희 민경진 김봉기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