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르피나에서 열린 '공교육 대입정보 포럼'에 참석한 교사가 대학 입학 관계자에게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상고 제공

- 내신 학교생활 충실도 반영 중요
- 경시대회 수상 과정 드러나야
- 학생부로 성실성·리더십 추론

- 학교서 프로그램·문화 만들고
- 동아리·과제연구 참여활동 등
- 자소서는 정보 깊이있게 서술

요즘 대학 입시의 키워드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종합전형'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 비중이 커져 2017학년도 대입에서는 모집 정원의 20.3%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된다. 서울대가 수시 학생부 체제로 앞장을 서자 고려대, 서강대 등이 발맞춰 가는 모양새다. 한양대가 2014년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없앤 데 이어 서강대가 이르면 2017학년도에 정시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일 부산 아르피나에서 열린 '공교육 대입정보 포럼'의 핵심도 '학생부 종합전형의 중요성'이었다. 경희대·고려대·서울여대·숙명여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서울 소재 주요 8개 대학 입학관계자와 부산·경남·울산지역 고교 교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일선 고교 교사들과 입학관계자의 토론 내용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했다.



-진학지도를 하다 보면 연세대에 붙었는데 성균관대는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입시가 전혀 예측되지 않는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많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다. 이는 대학마다 원하는 인재상 등 선발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무엇보다 그 학생의 활동사항이 잘 드러나야 한다. 모두가 다하는 요소들은 적을 가치가 없는데 아직도 이런 내용이 많고 교사가 학생부전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학교급별 고정관념은 없다. 학교 환경보다는 학생이 '자기 주도성'을 갖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점이 생활기록부에 잘 드러나야 한다. 실제로 R&E(Research and Education·과제연구) 활동이 과학고보다 일반고가 우수한 사례도 많다. 단체 활동을 그대로 적는 것은 의미가 없고 학생 개인이 호기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활동하는지가 중요하다."

-학생부 내용의 '진정성'에 의문이 있을 때 어떻게 파악하나?

"학생부 내용에서 약간의 미화나 과장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고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허위 사실로 여겨지는 경우에는 현장 방문해 실사나 면접으로 확인한다. 그러나 허위 사례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교사의 기록능력에 따라 학생이 피해 또는 수혜를 볼 수 있다.

"대학에서도 고민되는 부분이다. 다양한 내용으로 학생의 우수성을 평가하려고 하지만 좋은 기록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좋은 방법을 공유하는 등 학교와 교사가 함께 학생부 기재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이 학생부를 보고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사례도 많다. 잘 읽을 수 있는 학생부를 작성하는 것이 학교 시스템과 교사의 역할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성적을 많이 보는 것 같은데 대학에서는 아니라고 한다. 내신을 어느 정도 보는지?

"내신성적은 학교생활의 충실도를 반영하는 만큼 당연히 중요하게 본다. 다만 성적만 보는 게 아니다. 동아리와 같은 비교과 활동을 '했다' 정도는 관심의 표현에 불과하며,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의 성장과 노력 요소가 드러나야 한다. 경시대회와 같은 수상실적은 상의 의미와 수상과정(관심과 노력, 특기) 등 요소가 기록에 드러나야 의미가 있다."

-학생부 평가항목(학업 수행능력, 전형 적합성, 전공 적합성, 인성)별 중요도는? 또 기록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인성 부분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항목별 비중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교과·비교과 활동 모두 중요하게 보며 성적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인성은 100% 파악할 수 없지만 학생부 기록으로 성실성, 리더십, 배려 등 추론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바람직한 창의적 체험활동 방향은?

"학생이 성장할 수 있는 학교 프로그램과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개인의 성장'이다. 학생이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가 중요하다. 지금도 학생부를 보면 공통활동은 있어도 개인 활동은 많이 없는 편이다. 단체 봉사활동 내용은 의미가 없다. 같은 봉사라도 자기 관심사나 진로와 관련해 꾸준히 의미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이름만 등록하면 면접에서 걸러진다. 독서 활동도 전공과 관련되고 단계별로 깊이 있는 독서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은?

"학교생활기록부에 나타난 정보가 깊이 있게 서술된 글이 좋은 자소서다. 자기 노력과 개성이 잘 드러나야 한다. 동아리 활동, 수상경력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 성장, 노력이 중요하다. 학생이 자기 주도성을 갖고 활동하지 않으면 학생부나 자소서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정리=정홍주 기자

도움말=사상고 권혁제 교감, 해운대고 김건한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