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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부산 해운대구가 중2동 달맞이고개에 조성을 추진 중인 대형버스 전용 주차장 예정부지. 인근 주민들은 산림 훼손을 우려해 공사에 반대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부산 해운대구가 중2동 달맞이고개에 대형버스 전용 주차장 건설을 추진하자 인근 주민들이 자연환경과 주거환경 훼손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구는 달맞이고개 일원에 대형버스 9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 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기존 왕복 2차로의 좁은 도로 폭(10m)을 18m로 확장하고 해안 쪽으로 240m 길이의 주차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예산 8억5000만 원을 들여 내년 1월 착공해 3월 말에 준공하기로 했다. 구는 버스 주차 공간이 없어 관광객들이 방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차장 부지 바로 앞 우성빌라트(180여 세대) 입주민은 "관광객을 위해 시민을 희생시키는 행정을 편다"며 구의 계획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미 문탠로드 개발 등으로 소나무와 벚나무를 벌목한 만큼 더는 달맞이고개의 환경 훼손을 좌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 주민은 주차장 완공 뒤 대형버스의 소음과 매연 공해로 쾌적한 주거환경이 파괴된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주민 최모(68) 씨는 "벚꽃이 피는 봄철 외에 버스 관광객의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제대로 따져 보지도 않고 환경을 마구 훼손하려고 한다"고 질책했다.
입주민은 '주차장 조성 저지위원회'를 꾸리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지역 국회의원과 구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착공을 막기 위한 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저지위 이준규(67) 위원장은 "사전에 그 흔한 주민설명회도 한 차례 없었다"며 "부산진구는 서면 복개로와 주차장을 뜯어내는 친환경 행정을 펴는데, 해운대구는 왜 이런 분위기에 역행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환경단체도 가세해 공사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오른쪽에는 101층 높이의 복합건물 엘시티가, 왼쪽으로는 송정의 난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마지막 보루인 달맞이고개까지 훼손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주차장 공사와 운영 과정에서 곤충과 식물 등 생태계 교란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구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구 박태래 건축과장은 "주민이 요구하면 언제든 설명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주차장 내부에 최대한 나무를 자연스럽게 살리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대규모 환경 파괴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달맞이고개는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을 잇는 고갯길로 '동양의 몽마르트'로 불린다. 달 뜨는 경치가 아름다워 대한팔경 중 한 곳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