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가 직선제로 뽑은 총장 임용 1·2순위 후보자를 교육부에 추천했다. 교육부가 국립대 총장 직선제 폐지를 강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첫 직선제 총장이 나올지 주목된다. 

부산대는 14일 전호환(57·조선해양공학과) 교수와 정윤식(60·통계학과) 교수 등 총장 임용 1·2순위 후보자에 대한 연구윤리 검증 및 절차심사를 거쳐 교육부에 무순위로 임용제청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고(故) 고현철 교수 투신 이후 교육부 간선제 방침에 맞서 지난달 17일 전국 국립대 가운데 처음으로 직선제로 이들 임용후보자를 선출했다. 직선제를 통해 전 교수는 압도적인 표차로 1위(71%)에 당선됐고, 정 교수도 막판에 전 교수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제 교육부 장관 제청으로 임용권자인 대통령이 재가하는 절차만 남은 상황. 하지만 교육부가 국립대 총장 직선제 폐지 의사를 밝힌 데다 간선제로 추천한 총장 후보들마저 줄줄이 임용을 거부하고 있어서 임명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교육부는 지난해 경북대, 공주대, 진주교대, 한국방송통신대 등의 1순위 후보자의 임용제청을 거부하고 재추천을 요구해 이들 국립대는 장기간 총장 공백 상태를 겪고 있다. 강원대 경상대 충남대 등에서 '직선제 부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도 교육부 입장에선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부산대의 임용추천을 받아들이면 국립대 직선제 전환 도미노 현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부산대 등 직선제를 추진한 국립대학은 대규모 국책사업에서 줄줄이 탈락시키는 등 행·재정적 압박을 노골화하고 있다.

반면, 부산대는 학내 반발이 교수의 투신자살로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교육부가 더는 임용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교육부 압력에 간선제로 선회하던 과정에서 투신사건이 발생했고, 어쩔 수 없이 직선제로 선출한 후보에 대해 교육부가 또다시 임용을 거부하기에는 여론의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