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6일 제주 추자도 인근 해역에서 전복된 채 발견된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본지 지난 9월 7일 자 1·2·3면 등 보도)는 너울성 파도 탓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제주해경본부)는 9일 돌고래호가 엔진을 끈 상태에서 강한 너울성 파도에 맞아 전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주해경본부는 사고가 난 해역이 평소 조류가 강하고 불규칙한 와류(소용돌이)가 생기며, 특히 동풍으로 인한 너울성 파도가 높아 사고 위험이 큰 곳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5일 오후 7시27분께 돌고래호가 신양항을 떠날 때 풍랑주의보는 내리지 않았지만 비를 동반한 초속 12.4m의 동풍이 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돌고래호는 항해 중 스크루 샤프트(추진 프로펠러)와 슈피스(방향타 지지대)에 밧줄이 휘감겨 방향조정 기능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해경본부는 이런 상태에서 선장 김모(46) 씨가 엔진을 꺼 속도가 급격히 줄어든 배가 강한 너울성 파도를 맞고 뒤집힌 것으로 추정했다. 국과수와 선박안전기술공단 등이 벌인 합동감식 결과 배를 불법으로 개조하거나 배 자체가 기계적 결함을 일으킨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돌고래호가 신양항에서 전남 남해로 출항하던 때 배에 탔던 인원은 21명(부산 사람 16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3명만 구조되고 15명이 숨졌으며, 3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제주해경본부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가 인정되지만 선장 김 씨가 사망해 적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