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 "순위는 관행일 뿐" 주장
- 선임과정서 1순위 배제 잦아
- 자율성 훼손 논란에 아예 없애

부산대 총장 선거가 막이 오른 가운데 교육부가 앞으로는 국립대 총장 후보자를 무순위로 추천받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대학 내 선거 결과에 따라 1, 2순위 후보를 구분해 올리는 방식을 바꿔 '무순위 추천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대학가는 "대학 구성원의 뜻이 담긴 후보자 순위를 무시하고 정부가 선호하는 인사를 뽑겠다는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5일 국립대 총장 임용 후보자에 대한 '무순위 추천 방안'을 발표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현행 규정상 국립대 총장은 대학별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2인의 후보자를 교육부에 추천하면, 교육부 장관이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 자문을 통해 1명을 대통령에게 임용 제청한다. 대학의 자율권을 인정해 심각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1순위 후보를 총장으로 임용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교육부는 공주대·경북대·방송통신대·한국체육대 총장에 대한 임명제청을 줄줄이 거부했다. 최근에는 교육부가 순천대 총장 선임과정에서 1순위 후보자를 배제하고 2순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명하면서 대학 길들이기와 자율성 훼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같은 비판여론이 끊이질 않자 교육부가 아예 총장 후보자들의 순위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 순위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는데도 관행적으로 1, 2순위를 정해 교육부 장관에게 추천해왔다"며 "현행 법령에 맞게 복수의 후보자를 순위 없이 추천하도록 함으로써 국립대의 추천권과 인사권자의 임용권이 적절히 조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이를 두고 교육부가 입맛에 맞는 후보자를 총장으로 선임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국 국립대가 부산대를 시작으로 간선제를 거부하고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하려고 하자, 이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지역 한 국립대 관계자는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더라도 1순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명하는 게 민주주의의 원칙에 맞다. 교육부의 이번 방안은 직선제를 열망하는 국립대 구성원의 의지를 꺾는 행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