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제주 추자도 인근 청도 해상에서 150t을 들어올릴 수 있는 480t급 크레인 바지선 동아150호가 낚시어선 돌고래호를 인양하고 있다. 연합뉴스

- 승선인원은 아직도 파악 못해

지난 6일 제주 추자도 인근에서 전복된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의 인양이 이뤄졌지만 사고 원인을 밝히는 수사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인양작업은 9일 오후 150t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크레인을 실은 바지선(동아 150호·480t)이 추자도 사고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진행됐다. 인양 결과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고, 선체 일부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돌고래호 선수와 가운데 측면에는 무언가에 쓸려 군데군데 페인트가 벗겨졌고 구멍이 난 부분도 있었다. 또 선미 오른쪽 일부(1~2m가량)가 파손된 것도 육안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인한 것인지 표류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것인지, 인양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 등 파손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돌고래호 선체를 실은 바지선은 바로 하추자도에 있는 신양항으로 이동했다. 해경은 돌고래호 선체를 정밀 감식, 불법 개축이나 선체구조변경 등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방침이다.

인양작업과 별도로 함정과 항공기는 물론 저인망어선까지 동원돼 실종자 수색작업이 이뤄졌다. 수색에는 해경 함정 25척, 해군 함정 4척, 관공선 11척, 항공기 9대 등이 동원됐고, 실종자 수중 표류에 대비해 저인망어선 16척이 추자도 주변 해역에 대한 전방위 수색을 벌이고 있다. 제주해경본부는 실제 승선 인원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지난 8일 돌고래호 선장의 아내인 이모(42) 씨를 불러 승선 인원을 조사했지만, 이 씨는 "남편이 시키는 대로 명부를 썼을 뿐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사인을 둘러싸고 유족과 제주해경본부는 대립각을 세웠다. 제주해경본부는 부검을 통해 선장 김모(46) 씨의 사인이 익사라고 밝혔지만, 유족은 늑장 수색에 따른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돌고래호 사고 당시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생존자들이지만, 이들 3명은 아직 일반 병실로 옮기지 못해 조사가 지연되고 있다. 자칫 무리하게 조사하다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