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남 김씨 형제는 둘 다 실종
- 월척 몰린 추자도 출조 줄이어
6일 오전 제주 추자도 인근 해역에서 전복된 낚싯배 돌고래호에 탄 낚시꾼 상당수는 부산·경남지역 바다낚시 동호회 바사모(바다를 사랑하는 모임) 피싱클럽 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밝힌 돌고래호의 승선원 명단 중 주소를 부산에 둔 사람은 장모(54) 씨 등 10명, 경남 창원 2명, 양산 2명인 것으로 돼 있다.
장 씨가 인터넷 낚시 사이트에서 모객한 낚시꾼들과 동호회 회원들은 추자도에서 바다낚시를 하려고 지난 4일 오후 4시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서 대형 버스를 타고 전남 해남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를 제외한 8명은 바다낚시 동호회 회원, 나머지 5명은 동호회 회원의 지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는 몇 년 전부터 바다낚시 전문 낚시방을 운영해오다 최근에는 사무실 없이 인터넷으로 바다 낚시꾼을 모집했다. 동호회 회원 등은 부산에서 대형버스를 타고 해남에 도착한 후 돌고래호 선주가 별도로 모은 낚시꾼들과 함께 추자도로 출항했다. 장 씨가 인터넷 낚시 사이트에 올린 글을 보면 날씨가 좋으면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추자도로 출조했다.
2009년 만들어진 이 동호회는 회원수만 50여 명이고 이번에 출조업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 8명이 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호회 사이트를 보면 지난달에만 추자도에서 3차례 바다낚시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에는 두 집안에서 형제가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바사모 피싱클럽 회원인 심모(42) 씨와 동생(39)은 제주 추자도에서 월척을 잡아보자며 동호회원과 함께 떠났다. 하지만 동생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고, 형은 실종 상태다. 병원에 의료장비를 납품하는 형과 제빵사인 동생에게 낚시는 인생의 즐거움이었다고 주위 사람은 전했다.
전남 해남 북평면의 한 마을에 거주하던 김모(44) 씨 역시 서울에서 내려온 셋째 형(47)과 함께 이번 낚시에 나섰다가 둘 다 실종된 상태다. 2년 전 4형제 중 둘째 형을 잃은 김 씨 가족이 또 한번의 시련을 겪자 이웃은 한마음으로 김 씨 노모의 곁을 지키며 십시일반 돕고 있다.
낚시업계 등에 따르면 요즘 추자도 해역에는 70~80㎝ 크기의 참돔 돌돔 감성돔 등 고급 어종이 잘 잡혀 주말에는 배가 모자랄 정도로 많은 낚시꾼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낚시꾼들에게 황금어장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1박 2일 일정으로 가면 차비·경비·배삯·숙식비를 등 20만 원이 경비로 나간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