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경남 동호인 14명 탑승

- 높은 파도 불구 무리한 출항

- 대부분 구명조끼도 안 입어

- 사고 배 기본 안전수칙 무시

달라진 것이 없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뒤 정부는 해양경찰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하는 '안전 대수술'을 단행했지만 1년5개월 만에 다시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대형 해상사고가 발생했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는 6일 오전 6시25분께 제주 추자도 인근 해역의 무인도인 섬생이섬 남쪽 1.2㎞ 해상에서 총 21명이 탄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가 전복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이모(49·부산) 씨 등 3명이 구조됐지만 선장 김철수(46) 씨 등 10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8명은 실종 상태다. 사고 어선은 이에 앞서 5일 오후 7시46분 추자도 신양항에서 해남군 남성항으로 돌아가던 중 통신이 두절됐으며 밤 9시3분에 해경에 사고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은 배가 물속 밧줄 등에 걸려 높은 파도에 뒤집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 발생 후 해경과 해군, 관공선 등은 추자도 주변 해역에 투입돼 생존자나 사망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5일 밤에는 야간인데다 기상 상황도 좋지 않아 수색에 애를 먹다가 날이 밝고 기상상황도 다소 호전돼 수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승선자 중 14명은 부산·경남지역 낚시 동호회 회원과 일행으로 낚시꾼 장모(54) 씨의 인터넷 모객에 따라 지난 4일 오후 부산에서 전남 해남군으로 이동했다. 추자도에서 낚시를 마친 돌고래호는  5일 해남군 남성항으로 출항했다. 

당시 추자도 일대는 파고 2~3m, 풍속이 초속 9~11m가량으로 풍랑주의보는 발효되지 않았지만 돌고래호 규모의 소형어선이 바다로 나가기엔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해경은 사고 직후 정확한 승선자 수를 파악하지 못해 혼란을 자초했다. 해경 조사 결과 승선원 명부에 기재된 22명 가운데 4명은 실제로 배에 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참사 뒤 허술한 승선원 명부 관리 문제가 제기됐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또 승선자 대부분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사고 선박은 건조 후 10년간 6번의 안전점검을 받았지만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해양특수구조단(특구단) 출동 요청까지도 2시간가량이 걸려 정보 공조에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구단은 전국 해상에서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비상시에 대처하기 위해 세월호 사고 이후 창단됐다. 

한편 부산시는 대책본부가 설치된 해남군으로 송양호 해양수산국장 등 5명을 이날 긴급 파견했다. 시는 또 어업지도선(201호)을 추자도 현지로 급파하기도 했다.  

<돌고래호 사고 사망자 명단>

◇해남병원=김재태(49·부산 부산진구) 허석환(49·부산 사상구) 이상준(62·부산 동구) 이경용(48·전남 영암군) ◇해남우리병원=김동준(60·부산 사하구) 전기진(51·경남 창원시) 김철수(46·전남 해남군) 전장복(38·전북 군산시) ◇해남우석병원=심현익(39·부산 사하구) 진성래(50·부산 북구)  

장호정 기자·해남=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