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법 '학대' 벌금형 선고

제자의 외삼촌과 말다툼한 뒤 앙심을 품어오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어린 여제자를 '왕따'시키며 괴롭히다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초등학교 4학년 제자를 개인적인 감정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부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여·52) 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2013년 3월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로 재직하면서 체험학습 참가 문제로 제자 B 양의 외삼촌과 언쟁을 벌였다. 이에 앙심을 품은 A 씨는 이후 B 양을 상대로 유치한 괴롭힘에 들어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수시로 제자들 앞에서 B 양의 잘못을 들쑤셔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다. A 씨는 2013년 4월 동료 교사로부터 'B 양이 학교 폭력에 연루된 것 같다'는 소문을 듣고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반 학생들 앞에서 B 양에게 "너 어쩔래. 큰일 났다. 네가 불리한 상황이다"라는 말을 하면서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야단쳤다. A 씨의 유치한 괴롭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음 달인 5월 A 씨는 B 양이 급우의 돈을 뺏은 것으로 의심해 학생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지 않은 사실이 있으면 종이에 적으라고 지시했다. A 씨는 B 양의 친구가 700원을 빌려주고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안 뒤 학생들 앞에서 B 양에게 "변명은 듣기 싫으니 책상에 엎드려 고개를 들지 마라"며 교실 제일 뒷자리로 자리로 옮기도록 했다.

이외에도 A 씨는 B 양과 친하게 지내는 학생의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놀지 못하도록 하거나, 학생 20명을 따로 불러 B 양과 어울리지 못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B 양과 편지를 주고받는 학생의 편지를 빼앗아 직접 찢게 하거나, B 양이 화장실에 갈 때면 다른 학생을 감시역으로 붙이기도 하는 등 정서적인 학대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지도 및 훈육 차원에서 정당한 처벌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정기상 판사는 "법으로 정해진 사회봉사 등 정해진 학생 지도 규정을 어기고 정서적인 학대를 했다"며 "여러 학생 앞에서 공개적으로 해당 학생을 망신주는 행위 등은 사회 통념상 객관적인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