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주요 강변에 생태계를 파괴하는 식물이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털물참새피(왼쪽), 미국쑥부쟁이.

부산 강변에 토종 식물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생태계 교란식물' 12종 중 7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부산 일부 지역에 생태계 교란식물 자생이 확인돼 해당 지역을 조사한 적은 있으나 주요 강변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시는 강서구 서낙동강 맥도강 평강천, 금정구와 해운대구에 걸친 수영강, 기장군 좌광천을 대상으로 지난달 16~31일 생태계교란 식물 분포양상과 면적, 패턴을 조사했다고 26일 밝혔다. 시가 공개한 '생태계 교란식물 자생 현황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서낙동강에서는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털물참새피 도깨비가지 가시상추 등 5종이 확인됐다. 돼지풀과 가시상추는 전 구간에 걸쳐 퍼져 있었으며, 김해나들목(JC) 인근 상류에서는 단풍잎돼지풀(2만845㎡)과 털물참새피(361㎡)가 크게 무리 지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하류에서는 약 2700㎡에 걸쳐 도깨비가지가 군생형으로 분포했다. 맥도강에서도 돼지풀과 가시상추가 산재해 있었으며, 평강천에서는 상류에 가시박이, 전 구간에는 가시상추가 자생했다.

가시박(왼쪽), 도깨비가지.

수영강에서는 전 구간에 걸쳐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도깨비가지 가시상추 등 4종을 확인했다. 이 중 도깨비가지는 상류 일부 지역(425㎡)에만 무리 지어 자생하고 있었다. 특히 수영강에서는 생태계교란종이 200~8800㎡에 걸쳐 크게 무리 지어 자생하는 지점이 12곳이나 있었다. 좌광천의 경우 상류 지역에는 생태계 교란식물이 없었지만 주택지구 및 하류 지역 도로변에서는 교란식물 3종을 확인했다. 특히 다른 지역과는 달리 용수리 일대에서는 미국쑥부쟁이가 250㎡에 걸쳐 군생 혹은 산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확인된 생태계 교란식물의 상당수는 도로와 인접해있거나 자전거 도로, 인도 혹은 농로가 조성된 지점에 살고 있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차량이나 기타 인위적인 간섭에 의해 다른 지역으로 퍼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생태계교란종을 대대적으로 솎아내기 위해 이번에 사전 조사를 실시한 것"이라며 "지역별로 자세한 자생 분포가 확인된 만큼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예산을 받아 다음 달부터 제거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