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선출방식을 둘러싼 부산대 본부와 교수회의 갈등(본지 지난 12일 자 10면 보도)이 극으로 치닫는 가운데 교수회가 본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다. 부산대 교수회는 17일 '총장선출제도 투표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현수막시위와 세미나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우선 교수회 측은 이날 김기섭 총장의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30분부터 한 시간가량 대학 본관 현관 앞에서 시위를 한다.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교수 20여 명이 총장에게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든다.

대학본부의 간선제 강행에 항의해 지난 10일 시작한 교수회장의 단식농성은 일주일을 넘겼다. 다른 교수도 잇달아 동참하고 있다. 교수회에 따르면 16일 현재까지 20여 명의 교수들이 교수회장과 함께 릴레이 단식을 벌였다.

교수회는 농성에 그치지 않고 현 사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세미나도 준비했다. 경북대 교수회 부회장인 김유경(사학과) 교수를 초청해 '대학의 역사와 대학정신'을 강연한다. 김 교수는 17일 부산대에서 대학의 본질과 발전 방안에 대해 30여 분간 이야기한다.

같은 날 부산대 차정인(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거짓, 굴종과 대학정신의 싸움'이라는 주제로, 김재호 교수회장은 '굴종할 것인가? 새로운 세상을 위해 살 것인가?'로 발언한다.

전국거점국립대교수회연합회 회장단과 전국공무원노조 대학본부 본부장도 교수회에 힘을 실어준다. 경북대, 충북대, 충남대, 강원대 등 거점국립대교수연합회 회장단 8명과 전공노 본부장은 17일 부산대교수회를 지지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한다. 김재호 교수회장은 "학교가 잘못한다고 생각하는 교수가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총장의 약속 이행을 끝까지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대는 2012년 8월 총장 선출 방식을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꾸는 학칙 개정안을 의결한 이후 3년째 대학본부와 교수회가 갈등하고 있다. 지난 11일 부산대 총동문회는 '모교의 총장 선거제 관련한 총동문회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고 대학본부를 지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