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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라시아 친선특급 원정대원들이 26일(현지시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스키역에 도착했다. 원정대원들은 크레믈린 궁 인근 '무명용사의 묘' 헌화를 시작으로 한-러 수교 25주년 및 광복 70주년 세미나 등에 참석한 뒤 28일 폴란드 바르샤바로 출발한다. 연합뉴스 |
- 코레일 최연혜 사장
- 남북열차 연결돼야 사용하는
- 서울~베를린행 티켓 선물
- 시베리아 국립교통대 세미나서
- 한국·북한·러시아·몽골·중국
- 5개국 대학생 공동 연구 제안
- 러시아철도공사 사장
- "나진~하산 프로젝트 성공땐
- 한반도, 유라시아와 연결될 것"
지난 14일 부산에서 출발한 '유라시아 친선특급' 원정대가 26일 러시아 모스크바 야로슬라블역에 도착했다. 최종 목적지인 독일 베를린까지 1871㎞만 남겨둔 상태. 총 1만4453㎞ 대장정의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코레일 최연혜 사장은 이날 모스크바 한국대사관에서 유라시아 원정대원 250명에게 서울발 베를린행 승차권을 증정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쓸 수 없다. 남북한종단철도(TKR)가 휴전선을 가로질러 연결돼야 사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유효기간은 10년. 최 사장은 "광복 70주년인 올해를 통일의 원년으로 삼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러의 상생 'TSR-TKR 연결'
지난 23일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시베리아 국립교통대. TKR과 시베리아 횡단열차(TSR) 연결을 모색하는 '유라시아 익스프레스 교통 세미나'가 열렸다. 동양대 박은경 교수는 "TSR-TKR 연결을 위해 북한의 동참을 유도해야 한다. 이른바 '철도 에라스무스 플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본래 에라스무스 플랜은 유럽연합이 회원국들의 문화적 유대 강화를 목적으로 도입한 대학 교류 프로그램이다. 국경을 맞댄 한국과 북한·러시아·몽골·중국 5개국의 대학생들이 공동으로 철도 연구를 하면서 유대감을 쌓아 '하나의 유라시아' 구상을 실현하자는 것이 박 교수의 구상.
러시아에는 이미 '철도대 연합체'가 꾸려져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21개 러시아 대학의 학생 35만 명이 참여하고 있다. 박 교수는 "우선 5개국 철도대학 협의기구를 북한에 개설해 파트너십을 구축하자. 국가별로 다른 철도 운영시스템 통합연구를 거쳐 TSR-TKR을 연결하자"고 제안했다.
남북은 아직 철도 정책도 '냉전' 상태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북한의 반대로 OSJD(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 가입에 실패했다. OSJD는 중국·러시아·중앙아시아·유럽의 철도협력기구로 TKR-TSR 연결의 핵심 고리이다. 28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정회원 자격을 준다.
다행히 러시아는 TSR과 TKR 연결에 긍정적이다. 네호로시코프 시베리아 교통대 부총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TKR과 TSR이 연결되면 극동 시베리아 지역에 있는 자원을 한반도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랄산맥과 바이칼 지역은 물론 북극 연안에는 엄청난 자원이 매장돼 있다. 양국의 철도가 연결되면 러시아는 외국인 직접투자를 끌어낼 수 있고 남한은 안정적인 자원 확보가 가능하다. 양국의 교역량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한·러 모두에게 기회"라고 강조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운송조정협의회(CCTT) 겐나디 베소노프 사무총장은 "TSR은 하루 1200~1300㎞까지 이동할 수 있다. 우리의 목표였던 'TSR 7일 프로젝트(7일 만에 시베리아 전 구간 횡단)'가 이미 현실화됐다"며 "남한이 유라시아 철도를 이용한다면 물류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성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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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라시아 친선특급 열차에 탄 원정대원들이 26일 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코레일이 증정한 통일기원 열차티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러시아철도공사(RZD) 블라디미르 이바노비치 야쿠닌 사장은 2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반도가 TSR을 통해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 하산에서 북한 나진항까지 철도(54㎞)로 운반한 화물을 선박에 옮겨 실어 국내항으로 들여오는 물류사업. TKR과 TSR 연결의 시범사업으로 볼 수 있다.
부산시도 관심이 많다. 지난 2월에는 러시아 물류사업자인 라손콘트라사 임원을 부산으로 초대해 '경제교류 활성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러시아 화물이 나진항을 거쳐 부산으로 온다면 부산항이 아시아 물류 허브의 지위를 굳힐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항과 교류하는 러시아 항구는 블라디보스토크항과 보스토치니항이다. 블라디보스토크항은 이미 포화상태. 보스토치니항은 민간이 독점 운영하고 있어 항만 이용비가 너무 비싸다.
만약 부산항의 물류를 나진항으로 옮긴 뒤 TSR로 유럽까지 보낸다면 부산은 중계무역으로 적지 않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는 북한의 개방과 TKR-TSR 연결을 촉진하는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나희승 박사는 "민간기업이 나진 특구 개발에 참여하면 북한 경제는 10년 이내에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자연스레 TKR-TSR 연결 논의가 시작되면서 남북의 긴장도 완화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남북철도가 연결되려면 3단계 절차가 필요하다. 1·2단계는 오랫동안 단절돼 있던 철로 개·보수와 복구이다. 3단계는 북한 철도를 현대화·고속화하는 것이다.
나 박사는 "북한 경의선만 고속철로 개통을 하면 동북지역과 한반도는 고속철로 연결되면 한반도와 중·러가 하루 생활권으로 좁혀진다. 이번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한국의 승객과 물류가 TSR을 이용해 유럽까지 가는 경로를 보여주는 시범사업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러 철도역 곳곳 자매결연
- 닮은꼴끼리 교류…횡단열차 연결 주춧돌 놓는다
러시아 내륙의 노보시비르스크와 대전은 닮았다. 철도 개통으로 도시의 규모가 커졌다. 노보시비르스크는 '새로운 시베리아'라는 의미. 1890년대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개통하면서 인구 8000여 명이던 소도시가 150만 명이 넘는 대도시로 성장했다.
노보시비르스크 외곽의 아카뎀고로독에는 대전의 대덕연구단지처럼 핵물리연구소와 경제연구소 등 50여 개의 기초과학연구소와 400여 곳의 보조연구소가 들어서 있다. 대전 역시 경부선과 호남선이 교차하면서 광역도시로 발전했다.
지난 22일 대전역과 노보시비르스크역이 자매결연을 했다. 닮은꼴인 두 역이 서로 왕래하며 돕자는 내용을 담은 협약서도 교환했다. 코레일 임영호 상임감사위원은 이날 "국가 교통의 중심이 된 두 역이 협력해 한반도 종단열차와 시베리아 횡단열차(TSR) 연결의 중추 역할을 하자"고 말했다.
코레일은 유라시아 친선특급 원정대가 도착하는 주요 역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부산역과 블라디보스토크역이 자매 결연을 했다. 국가 기반 철도인 TSR과 TKR의 시·종착역이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코레일 민영기 시설기술단장은 "부산역을 출발한 우리 열차가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유라시아 대륙을 달리는 미래 통일시대가 조만간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25일에는 예카테린부르크역과 포항역이 자매역이 됐다. 인구 138만 명인 예카테린부르크는 러시아에서 4번째로 큰 도시다. 철강업과 화학공업이 발달한 우랄지역의 공업 중심지라는 점이 포스코 등이 들어선 포항과 비슷하다. 수도라는 공통점이 있는 서울역과 폴란드 바르샤바 중앙역은 29일 협약을 체결한다. 한편 코레일은 이번 친선특급 행사 과정에서 러시아 5개역과 몽골 1개역, 폴란드 1개역 등 모두 7개역과의 역간 자매결연 행사를 진행한다.
모스크바=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